조선·조선인의 풍속-20

예로부터 내려 왔던 특히 조선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썼던 욕들의 기원을 살펴보자.

⦁육시(戮屍)랄 놈: 육(戮)은 갈기갈기 찢어버린다는 의미이고, 시(屍)는 시체를 의미한다. 즉 시체를 다시 찢어버린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죽은 후에 대역죄가 밝혀졌을 경우, 관을 파내어 시체를 베어버리는 형이다.

⦁오살(五殺)할 놈: 사람의 몸을 다섯 토막을 내서 죽이는 형벌이다. 그 잔학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반역죄나 대죄를 지은 이들에게 내려지던 형벌이다.

⦁경(更)을 치다: 드라마 속에 죄인들에게 얼굴이나 팔뚝의 살을 따고 흠을 내어 먹물로 죄명을 문신으로 새겨 넣는 ‘자자(刺字), 자문(刺文)’형인데, 조선시대에는 이를 ‘경을 치다‘라고 했다.

⦁오라질: ‘오라’는 도둑이나 죄인을 결박하던 포승줄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수갑’과 같은 것이다. 즉 오라에 묶일 놈, 죄를 지어 수갑을 찰 놈이라는 뜻이다.

⦁엿 먹어라: 시골장터에서 파는 호박엿이 아니라 여성의 ‘성기’를 의미한다. 조선시대 남사당패가 낮에는 양반집에서 노래와 춤판을 벌이고, 밤에는 매춘을 했다. 이때 사용하던 은어가 바로 ‘엿’이었다. ‘엿 먹어라’는 여자에게 잘못 걸려서 된통 당하라는 뜻이다.

⦁염병(染病)할 놈: 염병은 ‘장티푸스‘를 뜻하는 말이다. 높은 고열에 시달리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장티푸스는 치사율이 90퍼센트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었다. 당시 한 마을에 장티푸스 환자 한 명이 발생하면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했다. ’염병할 놈‘이라는 욕은 한마디로 ’장티푸스에 걸려 죽을 놈‘이라는 뜻이다.

⦁병신 육갑(六甲)한다: 육갑이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준말로 생년월일을 가지고 길흉화복을 점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병신 육갑한다‘는 말은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병신이 남의 인생을 논한다는 상대방의 언행을 비하 또는 조롱하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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