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기행-30
류준열

갠지스'란 고대 그리스어로 강게스(Gángēs)를 음역한 것으로 영어식으로 읽은 데에서 나왔다. 힌디어로는 강가(Ganga)인데, 어원이 산스크리트어 강가(गङ्गा)로 '빠르게 가는 것'이란 뜻이다. '

힌두교인들에게는 성스러운 강으로, 불경에도 자주 언급된다. 갠지스 강에서 목욕도 하고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화장해서 갠지스에 뿌려주기도 한다. 그만큼 갠지스는 힌두교인, 그리고 인도인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고 또 공경의 대상이다.

힌두교에서 시체를 화장함은 영혼을 정화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영혼을 정화할 필요가 없는 승려나 아이, 임산부의 장례식일 경우와 뱀은 신으로 숭배하기 때문이다. 코브라를 비롯한 뱀에 물려 죽은 사람, 현직에 종사하는 선장, 선원. 어부 등 뱃사람의 경우에는 시체를 그냥 물에 흘려보낸다. 인도인들은 화장되어 겐지스 강에 뿌려지면 열반에 오를 수 있다고 여긴다.

긴 여정의 영혼 씻으며 물속 깊숙하게 몸 담그고 있다 붉은 몸 드러내려 한다.

우중충하게 흐르는 갠지스 강 가운데 아득한 고요와 신비에 쌓인 채 드디어 붉은 몸 드러내다.

지난 밤 요란하게 울린 낯선 힌두 의식 펼쳐진 가트의 수많은 인파, 가뭇없이 잠재운 어둠 뚫으며 둥그렇게 돋아 오르고 있다.

수천 년 내려오는 크고 작은 힌두 사원 세월의 지붕 위에도

이른 새벽 영혼 씻으러 들어간 강물 속 남녀노소 머리 위에도

저물어 가는 현생 끝자락에서 내생 기다리는 사람들 기도 위에도

사람들로 둘러싸인 가트의 주검 훨훨 타는 불꽃 위에도

무상 한 자락 밝히는 조그만 꽃잎 등 강물에 띄우는 내 투박한 손길 위에도

너울 너울거리며 억겁 돌고 돈 붉은 나신 드러내며 돋아 오르고 있다.

가고 오고, 오고 가는 무상의 현장 위로 돋아 오르고 있다.

-네팔·인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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