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아동 진술, 베란다 난간으로 목숨 건 탈출…“다락방에 혼자 살았다”

▲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은 맨발로 목숨을 건 탈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9일 피해 아동 A(9) 양이 거주지인 4층 빌라 베란다 난간을 통해 비어있는 옆집으로 넘어가 맨발로 도망쳤다고 11일 밝혔다.

A 양의 진술에 따르면 A 양의 계부 B(35) 씨와 친모 C(27)A 양이 집을 나가겠다고 반항한다는 이유로 이틀 전부터 A 양의 목에 쇠사슬을 묶어 베란다 난간에 고정해두고 방치했다.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는 쇠사슬을 풀어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양은 쇠사슬이 풀린 틈을 타 베란다 난간을 통해 외벽을 넘어 옆집으로 이동했다.

탈출 당시 A 양의 집에는 친모와 동생들이 있었으며, 계부 B 씨는 없었다.

잠옷 차림에 맨발로 빌라 밖까지 나온 A 양은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지옥 같았던 거주지에서 탈출한 A양은 거의 탈진상태였다.

발견 당시 A양은 눈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신체 여러 곳이 심하게 다치거나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지옥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A 양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쇠사슬) 줄을 채웠고, 집안일을 할 때만 풀어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압수 수색을 통해 학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라이팬, 쇠사슬, 자물쇠, 글루건, 효자손, 플라스틱 재질 막대기 등을 확보했다.

김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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