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ese wisteria, フジ, 多花紫藤]

갈등(葛藤)이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대립과 모순으로 뒤엉켜 버린 상황이다. 갈등(葛藤)의 갈()은 칡을 의미하며, ()은 등나무를 의미한다. 칡은 왼쪽(twined leftward)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twined rightward)으로 감고 올라간다. 두 종이 함께 얽혀버리듯이 이해관계가 뒤엉켜버린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등나무는 일본열도의 혼슈(本州) 이남 전역에 흔하며, 주로 계곡 지형의 온난한 숲 가장자리에서 망토군락을 형성한다. 등나무 종류를 이용한 여러 가지 공예품과 가구, 그리고 조경 기술이 일찍이 일본과 중국에서 크게 성행했던 이유다.

부산 금정산 범어사 계곡에 등나무 천연기념물 176호가 있는데 식재로부터 기원하는 늙은 개체군이다. 경주 오유리에도 두 자매의 갈등에 관한 전설이 있는 천연기념물 89호 등나무 노거수가 있다.

등나무는 처음에 으로 불렀고, 그 후에 참등으로 그리고 같은 속의 애기등’(Wisteria japonica)을 등나무로 기재하기도 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다래나무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藤梨(등리)가 나오며, 여기에 () 자는 덩굴 자체를 의미한다.

고려사(高麗史)에는 등나무 줄기를 엮어서 만든 藤席(등석)이 소개된다. 등나무 줄기로 만든 의자를 지칭한다. 이 등나무 의자는 토산(土産)이 아니며, 藤席(등석)은 송()나라 산()’이라고 적시했다. 한자 () 자는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넌출이라는 의미이고, 당나라 때에 만들어진 글자다. 일본에서는 등나무를 후지(,)라고 부르며, 명칭의 유래를 모른다고 한다.

갈등(葛藤)이란 말은 자연을 예리하게 관찰한 현자가 만들어낸 일본산 한자 합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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