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번뇌 108-65

남부 아프리카의 고원에 위치한 보츠와나란 나라는 이색적인 화폐단위를 쓰고 있다.

풀라(Pula)와 테베(Thebe)인데, 둘 다 빗방울이란 뜻이다.

즉 우리나라에선 100, 200원 셈하는 것을 이곳에선 100빗방울, 200빗방울로 부르는 것이다. “빗물을 돈으로 여기는 이유는 워낙 가뭄이 심하기 때문”(서울대 빗물연구센터)이라고 한다.

보츠와나처럼 전형적인 물 부족국가뿐 아니라 인류에게 물은 곧 생명이다.

사람 몸의 구성비율처럼, 지구표면의 4분의 3을 덮고 있을 만큼 지구상의 물은 많지만, 쓸 수 있는 물은 극히 제한돼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물 가운데 97.5%는 바닷물이고, 인간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0.01%뿐이다.

전 세계 인구의 1/3이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2025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3 정도가 물 부족 국가에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유엔 통계에 따르면 180개국 가운데 136번째다.

우리나라의 연 강수량은 1,200, 세계 평균보다 1.3배가량 많지만, 인구밀도에 따라 1인당 연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선조들은 예부터 집집마다 물독대를 두고, 사시사철 내리는 빗물을 모아 술을 빚거나 얼굴의 기미나 종기를 없애는 약용, 생활용수 등으로 활용해 왔다.

빗물저금통이란 건물의 지붕, 벽면 등에서 모은 빗물을 집수 및 여과하여 저장하였다가 조경·청소 등의 용도로 저장한 빗물을 사용하는 시설이다.

물독대·빗물저금통은 상수도 정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심코 버려지는 수자원을 활용하여 미래 물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하수도로 흘러 내려갈 빗물의 부하를 경감시킴으로써 우수기 재난대응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빗물저금통을 두는 시기가 장마철인 지금이 적기이다.

[경남환경교육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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