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번뇌-67

빗물 이용은 이미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빗물을 저장하여 많은 혜택을 누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물에서 빗물을 이용하려면 빗물을 모으는 빗물저금통, 집수장치, 빗물을 옮기는 배수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정화 장치, 그리고 저장조를 설치하면 되는데 집수 장치는 별도의 장치 없이 건물의 지붕을 이용한다. 지붕의 청결만 유지해 준다면 지붕은 그 자체로 훌륭한 집수 장치가 된다. 이렇게 모인 물은 배수관을 통해 저장조로 향하는데, 이물질과 먼지 등을 거르는 정화 장치를 거치게 한다. 이렇게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자연 침전을 시키면 화장실용수나 청소용수, 조경용수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는 물의 약 50%는 화장실이나 청소용수이다. 빗물만 잘 활용해도 생활에 필요한 물의 절반을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간단한 처리장치를 더 거치면 먹는 물로 사용하는 데에도 별 문제가 없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 대학 기숙사에 200톤 규모의 빗물 저장 시설을 설치하였다. 이 기숙사에서는 빗물 저장 시설을 이용해 모은 물로 하루 평균 6.3톤의 물을 화장실에 공급하여 1년 동안 총 1,600톤을 사용하였다. 운영비용은 거의 들지 않은 대신 수돗물을 빗물로 대신하면서 지난 6년 동안 약 1,000만 원의 수도 요금을 절약하였다. 앞으로도 빗물은 공짜로 하늘에서 계속 내릴 터이니 그 경제적 이익은 날로 커져 갈 것이다.

가정집에서 빗물을 모아 사용한 예도 있다. 지자체의 지원으로 빗물저금통 설치하는 제도를 이용하여 각각 4톤 용량의 빗물 저물저장조와 900리터 용량의 빗물 저장조를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빗물을 모아 사용하였다. 인근 주민들은 이 시범 가정을 통해 빗물을 모으면 정원에 주는 물, 빨래와 화장실에 필요한 물 등 많은 생활용수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단독 주택, 다세대주택, 어린이집, 학교 등으로 이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곳을 계속 확대해 가고 있다.  
[경남환경교육연합]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