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하영갑

시인, 수필가, 이학박사
시림문학회 회장

  긴 장마 통이라 그런지 머리가 어지럽다. DMZ 안의 자유! 동서 248km, 남북 2km의 폭. 삵, 사향노루, 산양 등 멸종위기 동식물 2,7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한반도. 동식물 절반가량이 자라고 있는 생태계의 보물창고. 121㎢에 이르는 민통선 지역. 남 북 합하여 약 330만발의 미확인 지뢰가 매설 돼 있는 지뢰지대.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기는 동 식물만 누리는 특정 지역인줄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의 경계 철조망 아래로 탈북자가 재 입북하는 교통로로 이용될 수 있는 곳은 더욱 용서될 수 없다. 그들이 국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되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라 하지만 훔쳐가는 정보나 기밀은 없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아니 당초부터 첩보활동을 목적으로 남쪽으로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거주불명의 북한 이탈주민이 890명이 넘는다니 이를 어쩌랴.

 이 나라 전방 철책 군인들은 누굴 보고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간첩이 아니라고 선별해서 묵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군을 죽이고자 촌각을 놓치지 않고 반짝거리던 눈과 소총의 가늠구멍이 안개나 나태로 뒤 덥혀 보이지 않았는가.
“앞으로 무슨 남침이 있을까”라는 어리석은 생각이 반공의 철책을 생각 밖으로 걷어 치웠는가.
이를 본 남북을 오가는 쥐나 들 고양이, 두루미나 삵이 뭐라고 이야기 하겠는가.
“야! 이 얼 빠진 놈들! 그래가지고 무슨 자유와 번영을 누린다냐? 대한민국 국민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윗물부터 가차 없이 갈아 치워야 한다. 아니 스스로 책임지고 그만 두어야 한다.”라고 나무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 국회 활동 어떻게 보는가? 국회의 부동산 관련 법 등의 일방적 가결 모습을 보고 지금 누굴 탓하고 있는가? 야당은 이렇게 될 줄 몰랐는가? 평소에 국민 복리 증진을 저해하는 갖가지 문제에 대한 멋진 대안이나 해결방안, 제대로 된 콘텐츠, 프로젝트를 설정 못하고 정신 못 차리고 있다가 국민들의 애틋한 마음 하나 제대로 얻을 수 없어 어정쩡한 생각으로 지내 온 결과가 이제 눈앞에 나타나니 어떤가. 억장이 무너져 피눈물을 흘릴 지경이 아닌가. 이참에 국민의 혈세 절약을 위해서라도 야당 의원들은 모두 금배지 내려놓고 소상공인들 업체로 가서 무임금으로 아르바이트나 하든지, 그것도 맘에 내키지 않으면 농촌에 가서 소나 돼지 먹이고, 힘들고 수지 안 맞는 농사지으면서 근면 성실하고 순박한 국민들의 진정한 삶이 어떤지 체험하며 자숙함이 어떨지.  

  요즘 국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법안들의 심의에서 여당이 마련한 원안대로 대부분 통과 되는 모습들을 보면 열불이 나다가도 못해 속 시원하게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가슴 치고 통곡할 일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불평불만의 소리 할 필요 없이 이번 21대 국회 야당의원들께서는 불필요한 힘 빼지 마시고 그냥 조용히 사퇴하고 자숙하면서 새로운 철학과 새로운 얼굴로 22대 국회로 새롭게 선택 입성할 준비나 제대로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눈 어둡고 귀 어둡고 산뜻한 머리를 못 가진 이들!
제발 자신을 좀 더 알길 바란다.
이 아름다운 자유대한민국을 엉뚱한 새 명찰 달게 하지 말고.

장마가 너무 길어지니 우리에 갇혀있던 오리들만 활기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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