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번뇌 108-70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온은 전 지구 평균보다 온도 상승 속도가 2배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전 지구 평균 지표면 온도가 0.85도 상승한 반면, 한국은 약 1.8도 상승했다.

 

폭염과 가뭄, 폭우와 폭설 등 지구적 변화는 지구의 모든 생물에게 공격한다. 모기나 진드기가 옮기는 열대감염병은 늘고, 벼나 감자, 옥수수 등 식량 생산에도 문제가 생긴다. 한반도가 온난화로 진드기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개체수가 폭증하는데, 이들이 매개하는 쓰쓰가무시증이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농촌 노인들과 취약층에 위험도가 높았다.

 

식량 생산은 21세기 말 한국의 벼 생산성은 4분의 1 이상 준다. 수온 상승이 지속되면 양식 대상인 어류·해조류의 종류와 해역도 변한다. 참가리비는 1980년대 이전엔 포항 연안이 남방 한계였지만 2000년대 후반엔 강원 북부 해역으로 이동했다. 조만간 남한에선 양식이 불가능해진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이 상승으로 해안지역 침수 위험도 올라간다. 국토연구원은 홍수는 서울·강원·경남이, 폭설은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충북·전북·경남이, 해수면 상승은 남해안(전남 진도·신안군 등)과 서해안(충남 태안군 등) 일대가 취약지로 꼽혔다.

 

과거 지구 역사에서 벌어진 다섯 번째 대멸종때 먹이사슬 가장 꼭대기에 있던 공룡이 사라졌듯, 여섯 번째 멸종이 진행되면 극지방 생물에 이어 지구를 지배하는 인간을 겨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학자·환경단체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라고 부르고 있다.

[경남환경교육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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