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를 향해 빗발치고 있는 시무7조 상소문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시무라 하면 어떤 일을 맡아보기 시작한다는 의미도 되고 그 시대에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신라시대 최치원 신동이 당나라에 가서 유학을 마치고 급제하여 돌아와서 조정의 6두품 벼슬을 제수받고 신라의 폐쇄적 골품제를 비판하고 과거제 실시와 유교정치 이념을 수용할 것을 주장하는 시무10조 상소문을 진성여왕에게 올렸던바 당시 최치원을 포함한 여러 6두품들과 선종승려들은 서로 결탁하여 신라의 체제와 모순들을 비판하게 되었지만 시무10조는 진골 귀족들의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또 고려 초기 왕건 훈요 10조는 박술희에게 명명해 후대 왕들이 지켜야할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왕건은 숭불정책의 일환으로 연등회와 팔관회를 장려하고 전진기지로 서경을 중시하고 거란에 대한 강경책을 펴는 등 북진정책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성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민생정책을 제시하며 반드시 중국 제도를 따를 필요도 없고 거란을 본받지도 말며 고려가 자주적 민족임을 천명했다.

뿐만 아니라 고려 성종은 국가를 쇄신하기 위하여 고위 관리들에게 시책을 올리도록 했는데 이에 최승로의 시무 28조를 적극 수용하기도 했으나 연등회와 팔관회 등의 폐단을 비판하고 유교적 정치 이념을 지향했다는 것을 직감 할 수 있고 고려 무신 정권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국가 기반을 확립할 목적에서 최충헌이 시무10조를 제시하며 탐관오리의 징벌과 관리들의 사치를 금지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회 개혁은 흐지부지되었고 오히려 최씨 정권은 대대적인 농장을 경영하며 사병을 양성하는 등 권력유지에만 치중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최근의 진인 조은산 시무 7조 상소문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다음 각조에서 그 참뜻을 찾아볼 수 있다.

1조 세금을 감 하옵소서
2조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3조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4조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5조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6조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7조 스스로 먼저 일신하시옵소서
위의 내용을 볼 때 이 시대의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명쾌하게 밝혀주고 있으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시무7조를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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