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정찬기오
교육학 박사/경상대학교 명예교수

 

논설위원 정찬기오
논설위원 정찬기오

2020년 2월 말까지 적용된 「3-5세 연령별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유아들이 공통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나 연령별 교육내용의 세분화가 과다하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에 2020년 3월부터 운영되는 「2019 개정 누리과정」에서는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369 내용을 59 내용으로 간략화하고, 유아가 주도하는 놀이를 통해 배움이 구현될 수 있도록 유아·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편하였다. 즉 신체운동·건강 영역은 12 내용, 의사소통 영역은 12 내용, 사회관계 영역은 12 내용, 예술경험 영역은 10 내용, 그리고 자연탐구 영역은 13 내용이다.

  「2019 개정 누리과정」에서 유아 중심과 놀이 중심을 더욱 강조한 이유는 전통적으로 놀이 활동을 강조해 왔지만, ‘놀이’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기 위해서이다. 즉 놀이는 유아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며, 유아가 세상을 경험하고 배워 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유아 놀이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유아는 온몸의 감각과 기억으로 자연과 세상을 만나기 때문에 유아가 놀이 중에 보여 주는 독특한 움직임, 표정, 재미있는 말과 이야기, 그림이나 노래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유아는 놀이를 하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세상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그동안 일부 유아교육 현장에서 교사용 지도서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누리과정을 획일적으로 운영하거나 교사가 계획한 자유선택활동을 중심으로 놀이를 운영하여 유아가 자유롭게 주도하는 놀이를 실천하는 데 상당한 한계가 있었다. 이에 개정 누리과정에서는 유아가 각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스스로 놀이를 하면서 배운다는 점에 주목하여 유아가 중심이 되고 놀이가 살아나는 교육과정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즉 개정 누리과정은 교사가 유아 놀이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유아의 놀이를 통한 배움을 지원하도록 하는 데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교사는 유아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면서, 그 누구보다도 유아의 놀이를 잘 아는 전문가라는 측면에서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는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유아의 놀이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었으며, 유아 놀이의 흐름에 따라 가장 적합한 교육적 지원이 무엇인지를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국가 수준의 공통 기준을 최소화하고, 교사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유아가 놀이를 하면서 배우는 교육과정을 실천해 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요약하면, 2020년 3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2019 개정 유아 교육과정」의 재정립은 유아·놀이 중심으로의 변화, 충분한 놀이시간 확보, 유아 놀이와 배움의 의미에 대한 재 이해 등에 초점을 맞추어 학습자가 주체가 되는 배움 중심으로 변화함으로써, 일부 현장의 경직되고 획일화된 누리과정 운영에 대한 문제들을 개선하여 유아·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재정립하게 되길 기원해본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