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박종범

정치학 박사
전 주중국대사관 공사
통일지도자 아카데미 부원장

논설위원 박종범
논설위원 박종범

한국인의 레밍(lemming) 습성을 고려할 때 프레임 전술은 한국에서 가장 활용하기 쉬운 정치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소동은 좌파들이 언론과 시위를 통해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바로 뇌에 구멍이 생길 것처럼 불안감을 조성하여 반미와 반정부 투쟁을 유도했던 것으로 프레임 전술의 대표적인 최근 사례이다. 당시 좌파들이 조장한 공포심은 심각하여 거의 대다수 국민이 ‘광우병 프레임’에 걸려들어 한동안 미국 산 쇠고기가 국내에서 아예 팔리지 않았다. 이후 한국인 중 광우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가 없다. 공포심을 이용하여 프레임 전술을 걸면 일순간 국민들의 사고가 한 쪽으로 쏠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한 때 정국을 흔들고 정권 교체에 역할을 했던 ‘세월호 프레임’은 몇 백 명의 학생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정부의 부도덕성을 지적하며 협박한 사례였다. 세월호 사건은 선장의 운항 잘못과 선주의 과잉 적재가 근본 원인으로 사실상 선박업체의 문제이며 정부의 직접적인 행동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형 인명사고 발생이라는 데에 발목이 잡혔고, 이 프레임은 결국 좌파가 정권을 장악하는 실마리를 만든 셈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좌파들은 인도적 대북지원을 넘어선 대북 퍼주기를 합리화하기 위해 ‘전쟁 프레임’을 걸었다. 정부의 대북 퍼주기 지원에 국민들의 반발이 있자 “그러면 전쟁하자는 말이냐”고 대놓고 국민을 협박하였다. 대북지원을 하지 않으면 북한의 대남도발이나 전쟁이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공포를 조장한 위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전쟁만은 안 된다며 어물어물 넘어갔다. 좌파들의 ‘전쟁 프레임’에 걸려든 것이다. 실상 아무리 대북제제를 가하거나 더한 짓을 해도 국제정치 구조 및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동북아의 정세 구조상 현재로서는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없게 되어 있다. 무력침공이란 일거에 완벽히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어야 사용 가능한 수단이며, 단기간에 전쟁이 끝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후원국 중국이나 러시아의 지원을 완벽히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이 구성되었을 때 가능하다. 이런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그 자체가 바로 자살행위인 것이다. 한미동맹과 북중동맹은 한반도 통일에는 큰 장애요소가 될 수 있지만 전쟁을 방지하는 데는 성공적인 완충기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좌파정부, 우파정부 할 것 없이 북한이 덧씌우는 ‘민족 프레임’에 모두 걸려든 상태다. 민족은 일반적으로 종족적 민족과 시민적 민족으로 구분한다. 민족 단일성을 강조하는 우리는 종족적 민족에 지나치게 몰입되어 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가 첨예하게 부딪는 상태에서 70여년 이상 상호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우리 민족은 현실적으로 체제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종족적 민족의 통일 가능성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체제가 다르면 같은 종족일지라도 물리적으로 통일을 이루기 어렵고 화학적 통일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일을 위해서는 ‘민족 프레임’ 보다는 ‘체제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 정부는 전염병 공포를 활용한 ‘코로나 프레임’으로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며 경제실정, 선거부정 및 기타 제반 부조리 등을 덮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 중국에서 수입해 온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언론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하여 국민들을 질병 위협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그 다음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이유로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영업행위에 실질적인 행정 제재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면 공포가 사실로 굳어지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러면 언론들이 앞장서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점차 나라 전체가 정부의 마녀사냥의 노예상태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부가 필요로 하는 시기에 필요로 하는 곳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어, 자연발생인지 인위적인 작용인지는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망률은 독감보다 낮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좌파에 의한 ‘코로나 프레임’ 전술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병 이전에 국민을 옥죄는 도구로 변하였다. 왜 좌파정부가 코로나를 수입하여 국민의 삶에 지장을 주는 지를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볼 필요가 있다. 좌파정부가 사라지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난날의 광우병 소동처럼 홀연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항상 친구 아닌 사람이 공포심을 조장하는 법이다. 이들이 부추기는 공포를 따라 다니면 파멸에 이를 수 있다. 자유, 인권, 생명의 프레임으로 맞서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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