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하영갑

시인,수필가,이학박사
시림문학회 회장
경남생태환경문학회 상임고문
낙동강수필문학회 심사위원

논설위원 하영갑

머리에 얇은 머리띠를 두르고 그 위에 모자를 쓴 아내가 제초작업 후 온 몸에 땀이 베인 채 들어 와서는 거울 앞에 서서 모자와 머리띠를 벗고 하는 말이다.
“아이구야~! 내 머리 함 보이소. 은자 앞이 허어~였다. 염색 좀 하까?” 하며 욕실로 든다. 벌써 몇 번째다. 눈꺼풀이 쳐져 눈가가 헤어지기도 하고 검버섯이 피어 화장할 때마다 덧씌운다고 애쓰고. 자신이 봐도 늙어감에 따라 원형이 사라져 감을 심하게 느끼나 보다.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그래, 당신도 이제 서서히 맛이 들어 가나보다. 그러다 보면 더 멋있어진다.”하고 웃어 넘겼다.

 사실 미인의 표본(標本)은 없다. 표본은 처음이고 흔하지 않는 것이라.
대체로 ‘새로움’을 신상(新像)이라 하지 않은가.
같은 쥐임에도 집쥐보다는 들쥐가, 들쥐보다는 다람쥐가 더 귀엽게 보이는 까닭을 생각해 보자.
영웅! 시대별, 각 분야별 영웅들의 얼굴을 모두 미인이라 믿는가?
나는 가끔 TV에서 방영되는 ‘다둥이 엄마’를 볼 때마다 참 잘생긴 얼굴, 정말 멋있는 어머니라 손뼉 친다.
뿐만 아니라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불철주야 고생하는 질병관리본부 임직원 및 의료진 관계자 여러분의 한 분 한 분. 화장기 없는 순수한 그 얼굴 얼마나 믿음직하고 잘 생긴 얼굴인가. 하기에 어떤 한 쪽 면만 보고 자신을 깎아 내리지 말자. 당신의 얼굴도 ‘참 잘생긴 얼굴’이라는 것을 지우지 말자.
이 세상 누구든 자신의 앞에 놓인 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처리하고 해결해 나간다면 모두가 미인이기에 너무 심하게 ‘본 얼굴을 변형’시키지 말자는 뜻이다. 지금의 난고(難苦)가 지나고 나면 내일 또 더 멋진 미인으로 바뀌어 나타나고 태어날 것인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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