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미(57)
올가미(57)
  • 경남연합신문
  • 승인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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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유혹

2.

태완이는 집안의 이 곳 저 곳을 살피면서 머뭇거리자 경찰관이 포승줄을 잡아당긴다.

빨리 가자는 눈치다.

좀 전에 수돗간에 있을 때에는 물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갑자기 물이 먹고 싶다.

옛날의 그 물맛인지 궁금하다.

20년 동안 밖에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달려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마셔대던 물이다. 좀 전에 수돗간에서 현장검증을 할 때는 긴장을 하여 물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제 집을 떠나려고 하니 갑자기 물이 먹고 싶다.

이제 다시는 먹어 보지 못할 물이다.

경찰관에게 물 한 모금만 마시고 가자고 했다. 경찰관은 바쁘니까 빨리 가야된다고 하면서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물 한 모금만 마시고 가게 해 달라고 다시 부탁을 한다

그것은 부탁이 아니라 애원이었다

지금 마시지 않으면  , 내가 자라고 나를 키워 주던  물을 다시 마셔 볼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모금이라도 마시고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발...아저씨,  모금만 태완이의 애원은 울부짖음 이었다

매몰찬, 그러나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경찰관은 태완이의 애원을 거절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 최소한  순간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갑자기 경찰관이 욕설을 하면서 포승줄을 홱 잡아챈다.

안 그래도 포승줄을 어떻게 세 개 감았는지 팔이 얼얼하였고, 이제는 얼얼하다 못해 감각이 없어지려고 하는데 홱 잡아채는 뒤끝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고  팔이 묶여 보행도 부자연스러운 상태에서 갑자기 포승줄을 낚아 채자 태완이의 순간 몸의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겨우 자세를 바로 잡는다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것을 동네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도 창피한데 물 한 모금 먹고 가자는 것도 거절당하고 더군다나 강제로 끌려 나가야 하는 무기력한 모습까지 보인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아직 태완이는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친다.

태완이는 교수대에서 목에 올가미가 걸리려고 할 때 목을 잡아 흔들면서 올가미를 벗어나 보려는 듯이 발악을 한다.

튀어 나오는 욕설은 겨우 참았지만 그 대신 참은 욕설까지 합해진 단말마의 비명과 거부의 몸짓이 합해져 격렬한 저항이 되어 태완이  너른 마당을  채운다

갑작스런 태완이의 비명과 몸짓에 포승줄을 잡고 있던 경찰관이 몸의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면서 포승줄을 놓쳐 버린다.

깜짝 놀란 경찰관들이 일시에 달려들어 한 놈은 태완이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다른 놈은 경찰봉으로 땅바닥에 쓰러지는 태완이의 몸통과 머리를 사정없이 후려치고, 또 다른 놈은 몸통엎어져 있는 태완이의 등짝을 무릎으로 찍어 눌러 항거 불능의 상태로 만든다.

경찰봉으로 맞은 머리에서 찝찔한 물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틀림없이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인데 아프지는 않다. 겨우 피 조금 나는 것을 보고 아프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 아픈 것은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자신은 교수대에 매달려 죽음을 맞을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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