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기행-47

여행가 류준열

수필가, 여행칼럼니스터
천상병문학제추진위원장
직품집 무명그림자 외
전 중등교장

류준열
여행가 류준열

비단길 천산남로(天山北路)와 천산북로(天山南路)가 만나는 길목 투르크메니스탄 메르프는 동서양 교역의 중심지였고 정치 경제 문화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고대도시

1220년 몽골군이 항복을 하면 죽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6일 동안 20여만 명 넘게 살육하는 만행으로 폐허가 된 비운의 도시

부하라에 폐사지가 있다는 인솔자 말에 여행일정에 없었지만 찾아가게 된 황야의 폐사지

메르프에서 가장 높고 오래된 성벽 에르크 칼라에서 폐사지를 찾아, 풀과 나무가 듬성듬성 자라는 삭막한 황야를 걸어가는 길

폐허가 된 절터를 보겠다는 기대는 큰데, 안내표지판 하나 없이 목동의 안내로 가까스로 도착하였으나 절터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황량한 언덕

주위를 둘러봐도 절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는 무거운 발걸음

발굴 중 불두(佛頭)가 나오자 자신들의 종교에 맞지 않아, 발굴을 중단하고 원상복구를 했다는 말에 황당함과 안타까움 뒤섞여 일어나는 메르프 불교 유적지

눈앞에 드러낸 세월의 때 덮인 그릇조각을 발견하고, 황무지 먼 길 헛되지 않았다고 위안 삼으며, 옛날 이곳에 자리 잡은 사찰은 어떤 형식의 건물이었는지, 발굴한 불두는 어디에 모셔져 있는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폐사지 안내표지판을 세우지 않는 연유는 무엇인지, 여러 가지 의문 떠올리며 터덜터덜 되돌아오는 허탈한 황야 길

*천산북로(天山北路) : 알타이산맥 남쪽, 천산산맥 북쪽 기슭의 오아시스를 연결하는 고대의 동서간(東西間) 육상교통로

*천산남로(天山南路) : 천산산맥 남쪽 기슭의 오아시스를 연결하는 고대의 동서간(東西間) 육상교통로

[중앙아시아 5국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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