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이름 사색-29

대나무
대나무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오우가(五友歌)"내 버디 몃치나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옥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삿 밧긔 또 더하야 머엇하리······." 그중에서 대나무에 관한 글을 보면,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곳기난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난다/ 뎌러코 사시(四時)예 프르니 그를 됴하하노라"라 풀이했다.

대를 '나무'라고 말하는 까닭은 줄기가 매우 굵고 딱딱하여 '대나무'라 부른다. 그런가 하면 대는 외떡잎식물이기 때문에 부름켜가 없어 부피 자람을 못 하니 나이테가 생기지 않으니 ''이라고 할 수 있다.

대는 벼과 식물로 전 세계적으로 400여 종으로 주로 동남아에서 번성하고 무성하다. 여러해살이 식물인 대는 무엇보다 꽃 모양이 벼꽃을 닮았다. 대나무는 꽃이 핀 다음에 죽어 버리는데 그것을 '개화병(開花病)' 또는 '자연고(自然故)'라고 한다. 종류에 따라서 30, 60, 100년 주기로 일어난다.

대나무는 꽃에 빨간 열매가 맺히니 그것을 죽미(竹米)라 하는데 봉황이 먹었다고 전해진다.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고 비 온 뒤에 솟는 죽순들의 두런거리는 소리에 개가 화들짝 놀랄 판이다.

곰방대, 대빗자루, 죽통, 대젓가락, 퉁수, 피리, 대금, , 대자, 주판, 대소쿠리, 대고리, 대바구니, 대광주리, 목침, 대삿갓, 담배통, 귀이개, 이쑤시개 등등 대통에서 몇 번을 걸렀다는 소주, 황토로 아가리를 막고 아홉 번을 구워 낸 죽염, 죽창, 죽마, 죽부인, 죽장······

우리나라의 대는 왕대, 조릿대, 해장죽, 이대 등 넷으로 나뉜다. 왕대는 추위에 약하여 중부 이남에만 살고, 모든 죽세공은 이것으로 만든다. 조릿대는 조리나 복조리 등을 만드는데 쓰이며, 해장죽은 중형으로 중부 이남에 분포하고 부채나 낚싯대를 만드는 데에 쓰인다. 이대는 산기슭에 살며 낚싯대, 부채, , 화살, 담뱃대 등을 만든다.

[나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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