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 박사 조문주
초등교육 코칭연구소장
시인
포엠테라피 20주 과정을 진행중이다. 시낭송을 익히면서 다양한 상담기법들을 활용하고 푸드아트까지 겸하며 매주 수요일 저녁에 실시한다. 이번 주의 주제는 ‘상처받은 내면아이 만나기’이다.
“나는 동생이라 늘 언니 옷을 물러 받아 입었어요. 말은 못 해도 참 슬펐어요.”
누가 봐도 유복한 생활로 불평불만이 없을 듯한 분이 드러낸 내면아이의 모습이다.
누구나 가슴 속에 ‘상처받은 내면아이’라는 게 있다. 어릴 적에 자신이 부모나 다른 누군가에 의해 상처를 받았는데 그 감정을 그때 해소하지 못해 평생 아파하며 산다는 거다. 그 아이의 마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감춰두는 것이다. 괜찮은 척하며 무시하고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아이에 얽매여 사는 내가 있게 되는 거다.
내 안에 어떤 상처받은 아이가 있는지 털어놓기로 한다.
“그게 무슨 상처가 되나요? 나는 물러 받을 옷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앞 분의 이야기에 자기의 상처가 더 크다며 그것 가지고 상처가 되냐고 반문한다.
이렇게 되면 내면아이 달래기는 문을 닫아야한다.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상처수준은 객관성이 없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참 잘 해준 어머니께 미안해서 말하지 못한 어릴 적 상처를 어떻게 비교해서 말 할 수 있겠는가? 이를 조심히 다루어주지 않으면 오히려 더 공감 받지 못하고 또 다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그런 동생에게 늘 미안해하며 살았어요. 그 말을 들으니 눈물이 나네요.”
각자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떠 올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감의 마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내면 아이를 소중하게 만날 수 있었다.
언니의 입장과 동생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내면아이 다독이는 과정을 이어갔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성인이 되어도 외면하고 지냈던 ‘상처받은 내면아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많이 힘들었지? 네 잘못이 아니야. 애썼다....”
각자의 느낌대로 위로를 하면서 울기도 한다.
오래 전에 이 과정을 익히면서 나도 많이 울었다.
주 양육자의 애착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를 애써 무시하며 살아 온 것이다.
어릴 적 이야기를 수치로 여겨 과거를 들추어내고 싶지 않았고 누군가 나의 과거를 알까 싶어 두려웠다. 이 과정 속에서 내 속의 아이를 매주 한명씩 챙기며 인정해주고 위로를 해주면서 한결 가벼워지고 있음을 경험하게 되었다.
내 안의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아이 덕분에 성장한 내가 있는 것이다. 부끄러워하며 감추려하기보다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맞다 틀리다로 따지지 말고 소중한 경험들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 안에 네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장시하님의 ‘돌아보니 모두가 사랑이더라.’ 시를 되새기며 두 시간 강의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