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기행-49

여행가 류준열

수필가, 여행칼럼니스터
천상병문학제추진위원장
직품집 무명그림자 외
전 중등교장

여행가 류준열
여행가 류준열

사백 여 년 간 태국의 심장으로 동서양 무역중심지로서 문명의 꽃 활짝 피운 아유타야

천 년 사원의 장엄하고 높은 건축물, 하늘 향해 날아오를 듯 용트림하는 불탑, 폐허로 변한 금당(金堂) 터와 각양각색 돌조각, 외세에 의해 잘려진 불두(佛頭) 없는 석조불상, 널따란 잎 무성하게 드리운 아름드리 거목, 수많은 고대 사원 허물어지고 낡았지만 천 년의 불향 그윽한 아유타야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실론, 태국 양식 뒤섞여 조성된 많은 사원과 수천 개의 불탑, 지상의 등불 되어 사바세계 밝히는 거대한 불국정토

승전의 기념물로 여겼든, 패전국의 수호신을 말살하려고 했든, 미얀마와 라오스, 배트남과 캄보디아 여러 사원 불상에서 잘라와 땅속 깊숙이 매장했던 패전국 불상의 불두 지상에 드러낸다.

부처의 영험 드러내 보였든, 여러 나라의 오도된 신앙 크게 깨우치려고 했든, 몸통 두고 온 고향산천 멀리서나마 바라보려고 했든, 몸통 없는 불두 보리수 뿌리와 한 몸 되어, 오랜 땅속 생활로 까무잡잡하게 물든 얼굴 지상에 내민다.

세상 변화 아는지 모르는지 우수 띈 얼굴로 이국의 나그네에게 따사한 눈길 보낸다.

한때의 굴욕과 절망, 한탄과 한숨 삭이고 녹여 바람결에 날려 보내고, 영겁토록 사라지지 않을 자비스런 미소 머금고 있다.

*아유타야 : 방콕의 76km 북쪽에 위치한 태국 고대 도시. 1350년 유통왕(King U-Thong)에 의해 건설되어 1767년 버마에 의하여 침공을 받기 전까지 417년간 태국의 수도였으며, 1991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됨

*아유타야에서 왓야이차이몽콘’, ‘왓프라 마하탓’, ‘왓라차부라마’, ‘왓파라람’, ‘왕프라싯쌈페등의 사원을 순례함

[태국 라오스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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