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천 약속 깬 여당 셀프 면죄부
당규엔 3분의 1 이상 투표해야
야당선 “이번엔 적종수 적용 안돼”

국민의힘 김근식 "당명 더불어대깨문당이라고 고쳐라"

더불어민주당이 전당원투표로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결정한 가운데 투표율이 26%에 불과해 "당원의 뜻이 맞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2일 오전 이틀간의 전당원 투표 결과 86.6%의 찬성표가 나왔다며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고 밝히자 야당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투표율이 20%대에 불과해 당원의 뜻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1031일과 111일 이틀에 걸쳐 온라인으로 실시한 전당원 투표의 투표율은 26.4%에 불과했다. 민주당 당규 2호에는 전당원 투표의 유효투표율은 '전당원 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로 규정돼있다.

이에 대해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원 투표는 의결 절차가 아니라 (당원들의) 의지를 묻는 것"이라며 "압도적으로 당헌 개정을 통해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의지를 모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극성 강경 지지당원들이 당을 대표하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의 행동이 북한의 의사결정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0만명이 조직적으로 결집하면 당의 의사결정도(전당원투표) 장악하고, 당내 경선(금태섭 경선 탈락)도 장악하고, 당 대표(친문 업은 이낙연 선출)도 결정하고, 대선후보(친문상징 문재인 후보선출)도 만들어내고 결국 정치권력을 그들 20만명 내외의 대깨문들이 좌지우지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들 소수의 과잉대표에 기대어 국민 뜻을 저버리고 보궐선거 공천을 하겠다면 이제부터는 당명에서 '민주'라는 단어를 빼라. 더불어대깨문당이 어울린다"고 전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투표에 참여한 권리당원은 211804명으로 전체 권리당원의 26.35%, 3분의 1에 불과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격렬한 비판에 나섰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필요할 땐 혁신의 방편으로 사용했던 약속들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모습은 분명 민주당 역사의 오명으로 남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거대 여당 탄생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국민들, 중대 범죄로 상처 입은 국민들, 보궐선거로 인한 혈세 낭비를 감당하게 될 국민 모두에게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민주당의 민낯에 참으로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했다.

류재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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