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시인은 왜 막걸리를 밥이라 했는가?

막걸리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 막걸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막걸리는 죽은 술이 아니라 숨을 새록새록 쉬는 효모가 살아 있는 술이라는 점에 있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지금 막(금방) 거른 술이라는 뜻과 마구(박하게) 거른 술이라는 뜻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막걸리는 흐린 모습 때문에 청주와 달리 '탁주''탁배기'라고도 불리며, 농가에서 농사지을 때 마셨다고 하여 '농주'라고도 불린다. 탁주(濁酒)나 농주(農酒), 재주(滓酒), 회주(灰酒), 백주(白酒)라고도 한다. 고려시대에 막걸리는 배꽃이 피었을 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화주라고 불렸다.

막걸리는 삼국 시대부터 양조되어 왔으며, 13세기 고려시대 서적인 제왕운기에는 유화가 해모수가 준 술에 취해 결국 주몽을 잉태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술이 막걸리로 여겨진다.

당나라 시인 이상은이 쓴 공자시(公子時)에는 신라주(新羅酒)가 멥쌀로 빚어졌다는 내용도 있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 ~ 18% 정도이다. 찹쌀·멥쌀·보리·밀가루 등을 쪄서 식힌 다음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술지게미를 걸러 만든다. 이때 술지게미를 거르지 않고 밥풀을 띄운 것을 동동주라고 한다.

막걸리를 빚는 데 있어 발효를 돕기 위해 첨가되는 것이 누룩인데, 누룩곰팡이를 띄운 것, (누룩 국)이라고도 한다.

일본에서의 막걸리 이미지는 저가의 술이 아니라 건강에 좋은 고급 술로 알려져 있다. 음식점에서도 한 병에 1800(한국 돈으로 2만 원 정도)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영어권에서는 다른 한국 음식과 마찬가지로 Makgeolli, Makuly, korea rice wine 등 다양한 영문표기가 혼용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막걸리를 코리안 라이스 와인(Korean Rice Wine)’을 발표하였고, "막걸리 영문 애칭 공모"에서는 '드렁큰 라이스(Drunken Rice, 술에 취한 쌀)'라는 표기가 외국인 입장에서는 쌀로 만든 술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위로 선정되었다.

천상병(1930~93) 시인은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라 했다.

어릴 때에도 "탁주 반 되는 밥 한 그릇"이라 하여 막걸리 두어 잔으로 끼니를 때우는 어르신들도 더러 있었다.

어릴 때 논에서 일하시는 아버지 새참으로 들고 가다가 주전자에 입을 대고 쫄쫄 빨아먹었던 막걸리. 그 시큼 달큼했던 막걸리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천상병 시인의 막걸리-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한 되) 사면

한 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 (중략)

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나님의 은총인 것이다.“

 

소야 신천희 시인 -술타령-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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