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 박사
전 주중국대사관 공사
통일지도자 아카데미 부원장

논설위원 박종범
논설위원 박종범

세계는 바야흐로 미중 패권대결의 시대에 접어들어 미국은 스파이행위를 해온 중국기업에 대한 보복조치와 함께 중국 공산당 및 이와 관련된 기관단체 인원의 미국 영주권 획득과 비자발급 제한 등 격렬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113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승리 선언과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불법선거 의혹제기에 이은 법적대응 의지가 심각하게 충돌하면서 미 국내정세는 차기 대통령을 공식 지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향후 일정기간 혼란 속에 빠져들 것이 예견된다. 지금의 미중 대결은 지난 1980년대 미소 대결에 이은 중국공산당과의 마지막 체제대결이다. 중국공산당의 세계관에 따르면 장악한 권력을 포기하기는 어려우며 최후의 투쟁이라도 할 태세이다. 중국의 대응방안은 우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 공화민주 양당의 대치로 국력 집중이 어려운 혼란상황이 노정된다면 중국의 군사위협은 실제 행동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점은 대만해협의 위기가 한반도의 위기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요동치는 국제정세 흐름 속에서 북한은 지난 1010일 야밤에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진행하였다.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최신형 미사일을 선보이며 연설문을 통해 군사적 억제력으로 북한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으며, 인민의 단결을 홍보하는데 치중하였다. 내부적으로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김정은이 실제 노리는 것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와 군사적 적대시 정책에 초점을 맞추면서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남녘 동포를 거론하며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하는 유화적 언사를 사용하고 있어 그 목적이 한미관계의 이간질에 있는 것 같다. 공산주의자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말은 달콤하게 하면서 가슴에는 칼을 품는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으로 표현될 수 있다. 그들의 유화적 언사 뒤에는 항상 군사적 폭력행위가 있어 왔다. 그러나 이 정권은 열병식 동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 TV 방송에 내보내면서 오히려 김정은과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 모습을 국내에 홍보하는 것으로 호응하였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은 나라의 생존과 안위를 북한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주변 정세의 심각한 흐름과 달리 한국사회 내부는 한가로운 부패스캔들이 넘쳐나고 있다. ‘옵티머스라임등 최근 거론되고 있는 펀드사기 형태의 권력형 경제범죄 사건들이 마구 뉴스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작년 8월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이후부터 추미애 사태에 이르기까지 인사와 정책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청와대의 일방통행 식 아집과 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정부여당의 행태는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가치기준과 조금도 부합되지 않는 권력횡포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에 따른 법적인 결과는 법의 잣대로 가려질 일이지만 도덕적으로는 이미 심각한 부패 상황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분명한 것은 권력이 도덕성을 잃으면 부패하게 되며, 권력이 부패하면 내부 갈등을 야기하고 결국은 곪아 터지게 된다는 것이다. 권력이 무너지면 연루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피해를 보게 된다. 아무도 다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사고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계정세를 움직이는 강대국들 사이에 개재하면서도 아직 중진국 수준에서 못 벗어난 한국이 요동치는 국제정세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의 문제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역할 할지에 대해서도 국론합일의 과정 없이 좌파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기존의 한미동맹이 깨지고 썩은 동아줄 같은 친중친북정책만 남게 되면 한국사회는 안보와 군사경제 등 모든 면에서 무너지게 된다. 근본적으로 거꾸로 된 시각을 가진 좌파정부는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사회는 의도하지 않게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 사는 우리는 내일을 걱정해야 한다. 이승만, 박정희 같은 건국자들이 물려준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을 성숙하게 지키는 노력에 모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국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이해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좌파정권의 잘못을 아프게 지적하는 성숙한 국민적 노력이다. 우적관계를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면 패배하거나 잡아먹히게 된다. 아이였을 때는 아이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판단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유치한 방식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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