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주문화원 부원장 이돈
한국교육자대상 수상
중등교원 30년
성균관 典學

전)진주문화원 부원장 이돈
전)진주문화원 부원장 이돈

어느 아주머니가 식사하러 스넥 코너에 들어가서 보니 자리가 없어 먼저와 있는 여중 1학년과 동석을 하였는데 식사가 들어오기 전 단발머리 여학생이 아주머니 앞에 먼저 냅킨 1장을 깔고 수저를 놓아 준 다음 자기 앞에 놓았고 아주머니는 너무 예쁘고 예의가 바르기에 점심 값을 내주겠다니 어머니에게 혼난다며 사양하더라는 내용이다.

물론 독자 중에는 예사로 읽고 넘긴 부모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언행 한 가지를 보면 그 사람이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오래 전의 일이다. 아들이 장교로서 4년간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미국으로 갈까? 영국으로 갈까? 망설이는 것을 보고 손자 권상, 호상이를 위해서 영국행을 제시하니까 나의 의견을 받아 들여 영국으로 떠났다. 떠난 지 보름 만에 전화가 왔다.

수화기를 들고 여보세요?” 하니까 명랑한 음성으로 할아버지하는 큰 소리가 들렸다.

권상아(6)” 했더니 평소와 같은 , 할아버지 편안하세요?” 한다. “오냐, 권상이는?” 하니 할아버지가 감기가 걸렸어요.”하면서 기침소리가 들린다. “권상이는 거기서 감기 들면 고생하니까 너의 감기를 할아버지께 달라.” 했더니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으셔서 더욱 안돼요. 저는 이 정도 감기는 이겨낼 수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하길래 그래 고맙다하고 호상이(3)?” 하니까 호상이는 아직 자고 있어요.” 하면서 아버지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하고 바꾸어 준다.

며느리도 중등교사라 큰손자는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안 양어장이며, 과수원이며 일하러 갈 때 따라 가기를 좋아했는데 내가 하는 일을 늘 흉내내기를 좋아하던 중 하루는 삽 일을 하는데 손자는 꽃삽으로 일을 하다가 능률의 차이를 보고 할아버지 저도 나중에 크면 할아버지 일을 많이 도와 드릴께요.” 하는 말을 듣고 흐뭇해하면서 어릴 때 다방면으로 실습(경험)을 시키는 것이 참 교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 둘째 손자가 밥을 먹고 밥그릇에 밥풀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호상아, 할아버지가 고생해 가꾼 쌀인데, 한 낱도 남기지 말고 다 먹어하면서 주의를 시키는 것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였다.

나는 세대차라는 용어 자체를 부인한다. 사회나, 학교나, 부모의 책임에 앞서 세살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는 말을 잊지 않고 어릴 때부터 대화와 행동을 통한 자신의 책임의식과 솔선수범하고 양보할 줄 아는 자세를 심어 주는데 노력을 기울이면 그 어느 교육정책, 사회제도보다도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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