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시절'이라고 했던 그 때도 사법부 판사들은 결코 넘지 않았던 선이 있었다. 이에 대한 믿음은 선량한 약자들이 믿고 의지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희망이었다. "법이 있어, 법이"라는 약자의 말 한마디는, 그 법이 우리 개인과 공동체를 보호해준다는 믿음의 표현이었고, 그 법은 모두가 받아들이는 성역 같은 것이려니 하고 믿고 법치를 존중하면서 살아왔다.
요즘 우리 사회에 이것이 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의의 표상이어야 할 법원은 선거도중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 무죄의 판례를 남김으로써, 선거토론에서 진실을 말해야하는 의무감 같은 것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다. 이제 거짓말을 해도 무방하다는 식으로 사법부가 정치의 하수인이 되는 비극적 장면이다.
검사들이 서로를 제거하려고 제거당하지 않으려고 패를 나누어 다투다 가 서로 몸싸움까지 갔다. 그 과정에서 폭행을 저지른 검사가 오히려 폭행 당했다며 병실에 누워있는 사진으로 코미디쇼를 연출하는 것을 보며, 국민들은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도 몇 년 전까지는 검찰에 정의를 추상같이 세우겠다는 검사가 더 많을 것이라고 믿고 살았다.
정치인이건 공무원이건 군인이건 거짓말이 일상에 넘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잘못을 찾아내어 바로잡자는 헌법기관의 장들인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이, 정부나 여당의 정책을 지적하거나 혹은 그 쪽 진영 사람들의 잘못을 조사하면, 충성심이 넘치는 국회의원 몇 사람들은, 감히 임명권자에게 반기를 든다면서 "대선 불복이냐"며 몰아붙이며 사표내고 스스로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고 윽박지르고 있는 세태이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혼자 버티는 감사원장의 모습을 보면 애처럽기도 하고 감사원장이 왜 저런 취급을 받아야하지 하는 생각에서 착잡하기도 한 세상이다.
KBS는 검사와 채널A 기자가 공모했다는 소위 '검언유착 오보'에 대해 사과방송을 하고 또 법정 제재를 받았다. 그런데 국정감사에서 이 오보가 시간이 부족해서 일어난 실수였다고 했다. 오보가 아닌 의도적 거짓 보도를 시간부족이라 변명했지만 이것도 즉시 거짓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진실과 정의를 찾겠다며 버텨주는 기자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언론사에 얼마나 남아있는지 그런 기자들이 이끌어가는 언론사가 몇 개나 있는지 헤아려보면서 1인 유튜브 미디어보다도 못한 공중파 방송들이나, 조작과 선동이 본업인 종편방송도 있으니 참으로 서글프기도 하고 TV시청료낸다는게 억울하기도 하다.
범법의혹으로 연루되어 있으면서 지휘자로서 어떻게 정의를 말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지 않을수 없다.
군사정권이라 불리던 시절에도 그 당시 어떤 법무부 장관이 이런 의혹의 중심에 장기간 서있으면서 버텨낸 적이 있었는지 곰곰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세상사 여러 가지를 살펴볼 때 자업자득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기도 하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