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무릎과 닮은 우슬(자료제공 강신근)
소의 무릎과 닮은 우슬(자료제공 강신근)

이야기 1)
  옛날 약초를 캐어 팔고 환자를 치료도 하면서 살아가는 한 의원이 있었다. 이 의원은 부인도 자식도 없이 외롭게 살았는데, 다만 그에게 의술을 배우는 제자 몇 명이 있을 뿐이었다. 그는 남달리 오랫동안 한 약초를 연구하여 근육과 뼈, 간장, 신장 등에 좋은 효과를 확인하고 많은 환자를 치료해 주었다.
  그는 정처 없이 살아왔고 나이도 많아져 앞날에 대해 걱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비법을 누구에게 전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하지.”하며 고민에 빠졌다. 그의 주위에는 제자들이 몇몇 있었지만 영 미덥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이 의원은 제자들의 사람됨을 알아보기 위해서 한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제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이제 너희들은 내가 더 가르쳐 줄 것이 없으니 각자 제 갈 길을 찾아가라. 나는 이제 의탁할 곳을 찾아 떠나야겠다.”라고 말하자 큰 제자가 나서며, “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는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평생 스승님을 모시고자 합니다.” 고 말했다. 다른 제자들도 역시 자기들이 스승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스승은 우선 큰 제자의 보살핌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제자는 스승이 유명한 의원이라 그동안 모아둔 돈이랑 비방이 있으려니 생각했는데, 막상 모시고 보니 돈도 없고, 비방도 알려주지 않자 곧 태도가 돌변했다. 스승은 이런 제자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집을 나와 버렸다.
  두 번째로 찾아간 제자 역시 스승이 왕진하러 간 사이를 틈타 스승의 짐을 조사해보니 비방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재산도 없음이 확인되자 스승을 냉대하기 시작하였다.
  의원은 두 번째 제자의 집에서 나와 작은 가방 하나를 메고 터덜터덜 걸어가다 서글퍼져 그만 길가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렀다.
  이때 막내 제자가 이 광경을 보고 뛰어와서 스승의 손목을 이끌며 “우리 집에 오십시오.”라고 스승에게 말했다. 스승이 고개를 저으며 “난 한 푼도 없다. 너에게 평생 얹혀서 살아야 하는데 괜찮겠냐?”라고 하였다. 그러자 막내 제자는 “스승님은 제 아버지와 같은 분입니다. 제자가 스승을 공경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 아니겠습니까?”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의원은 막내 제자의 진심을 알고 그 집에 들어가 살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승은 어떤 병에 걸리게 되었다. 의원은 제자를 불러 놓고 몸에 지니고 있던 조그마한 주머니를 꺼내 약초를 보여주며 “이 약초가 나의 보배란다. 이것으로 약을 만들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간신(肝腎)을 보하여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라며 제자에게 전해주었다. 또한, 말하기를 “이 약초의 생김새는 소의 무릎과 같이 생겼고, 맛은 쓰고 성질은 평(平)하며 독이 없다. 이 약초를 잘 이용하여 환지 치료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해라.”라는 유언을 남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승이 죽었다. 막내 제자는 스승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준 후, 스승의 비방으로 유명한 의사가 되었다.
  스승이 남겨준 약초의 형상은 아주 특별하였다. 줄기에 관절 같은 마디가 있었는데, 꼭 소의 무릎 같았다. 그래서 막내 제자는 이 약초에 ‘우슬(牛膝)’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우슬 뿌리(자료제공 강신근)
우슬 뿌리(자료제공 강신근)

  이야기 2)
  「동의보감」에는 “우슬(쇠무릎)이 들어 있는 처방 약을 먹을 때에는 소고기를 먹지 말아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우슬(牛膝)은 비름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식물로서 뿌리를 건조하여 쓴다. 겨울철에 줄기와 잎이 마른 다음 채취하여 윗줄기와 수염뿌리 및 진흙을 제거하고 작은 단을 묶어서 주름이 생길 때까지 말려 쓴다. 약재로 쓰는 것은 정단(頂端 = 노두부분)을 절단하여 쓴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통통하게 부푼 줄기 마디가 소의 무릎처럼 보여 ‘쇠무릎’이라는 이름이 붙였다. 살찐 잔뿌리를 가지고 있고, 줄기는 모가 져 있으며 1m에 가까운 높이로 많은 가지를 치면서 곧게 자란다. 8~9월에 초록색 꽃이 핀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으며, 관절염에 주로 사용되는 산야초이다. 가을에 채취한 뿌리를 약용할 때는 노두(蘆頭)를 제거하고 햇볕에 말리거나 주초(酒炒 = 술을 뿜어 볶는다)해서 사용한다. ‘우슬경엽(牛膝莖葉)’이라 하여 줄기와 잎도 약재로 사용한다. 독성이 없으며, 강장(强壯), 이뇨(利尿), 진통(鎭痛) 작용이 있어서 관절염, 임질, 요도결석, 산후복통, 요통, 당뇨, 각기(脚氣), 수종(水腫) 등에 사용해 왔다.
  약리 성분으로는 사포닌, 오레아놀릭, 글리코사이드, 베타인하이드레이트 등이 있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우슬의 효능을 보면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쓰며 시고 독이 없다. 그리고, 한습(寒濕)으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지 못하는 것과 남자의 음소증과 노인의 요실금을 치료한다. 또 골수를 보충하고 음기를 잘 통하게 하며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게 하고 발기불능(陰痿症 : 발기부전)을 낫게 한다.” 실제로 우슬은 퇴행성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 타박상에 따른 염증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슬은 약성이 아래로 내려가는 성질이 있어 주로 하체 부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하며, 또 다른 약초의 약성을 아래로 끌고 내려가 아픈 곳까지 다다르게 하는 교통순경의 역할을 한다.
  한국산 우슬과 중국산 우슬은 그 효능은 약간 차이가 있다. 한국산 우슬은 주로 성장이나 염증 억제에 주로 사용했으나. 현재 민간에서 차처럼 끓여 마시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재는 주로 중국산을 사용한다. 중국산 우슬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 회경지방에서 나오는 회우슬(懷牛膝)과 사천 지방에서 나오는 천우슬(川牛膝)이 있다. 회우슬은 습(濕)이나 한(寒)을 고치는 데 사용되고 천우슬은 주로 진액을 보충하거나 간이나 신장을 보하는 기능을 사용한다.

  약효를 높이기 위해서 포제(炮製= 법제 法製)를 하여 쓴다.
  우슬(牛膝)을 그대로 쓰면, 어혈로 인한 뱃속의 뭉친 덩어리를 없애고 월경 장애를 치료, 또 혈맥을 통하게 하고 관절에 이로운 효능이 있으므로 허리, 무릎, 발의 관절 부종 및 통증, 풍습비통(風濕痺痛 = 하지 관절통, 류머티즘 관절염)에 적용한다.
  주우슬(酒牛膝)은 주자(酒炙 = 황주를 희석하여 우슬에 뿌린 후 불에 볶는 방법)하면 맛은 쓰며 매워지고 성질은 약간 따뜻해지며 간과 신장을 보하고, 정과 혈을 도우며, 근골을 강하게 한다.
  염우슬(鹽牛膝)은 염자(鹽炙 = 우슬 뿌리에 소금물을 뿌려서 불에 볶는 방법)하면 맛이 쓰고 짜지며, 신경(腎經)으로 들어가 간과 신장,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증가시킨다.

우슬 잎과 줄기(자료제공 강신근)
우슬 잎과 줄기(자료제공 강신근)

☞ 우슬주 담그는 방법 안내
  재료는 천우슬(한의원 건재상에서 구입) 150g, 서리 맞은 모과 1개, 45도 안동 소주(35도 담금주) 1리터 비율로 양을 조절하여 밀봉한 후 아침저녁 식전에 마신다.

☞ 닭발 우슬 묵 만들기 안내
  재료는 생 닭발 1,5kg을 소주에 10분 정도 담갔다가 기름과 불순물 제거한 후 약한 불에 살짝 끓여 준비. 건 우슬 1kg, 황기 300g, 당귀 200kg, 감초 200g, 생강 300g, 대추 600g과 미리 준비한 생 닭발 1.5kg을 적당량 물과 함께 끓이는 과정에서 센불로 끓이다가 약한 불로 끓이면서 주기적으로 기름을 걷어내면서 물의 양이 1/3정도 되게 10시간 정도 끓인다. 끓인 재료를 체로 걸러 낸 다음 맑은 물을 식히면 묵이 된다. 냉장고에 보관하여 수시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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