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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에 꽃이 많고 바람이 많은지.

차고 더운 공기가 만나면 왜 괴변이 일어나는지.

습지나 숲속에 사는 갖가지 생명체들이 아픔을 참아가며 조건 없이 서로에게 내어주는지.

열심히 일만하며 순진하고 착하게 사는 이를 왜 나쁘게 이용하는지.

동서와 남북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만남이 어렵고 만났다고 한들 화합 또한 더 어려워지는지.

일부라고 하지만 인간 속의 강자라고 자부하는 이는 꼭 약자를 밟거나 통째로 집어 삼키려 하는지.

든 것이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왜 바깥에 나섬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지.

먹을 것이 적어지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겁탈하려 하고 날 것으로 먹으려 하는지.

저울과 자가 있어야하고 이를 셈하는 계산기가 꼭 있어야 하는지.

동물의 세계와 같은 이 짓을 반드시 배워야하나 가르쳐야 하나?

초봄에 불어 닥치는 폭풍과 난잡한 바람이 병약한 가지를 전지하고 흔들려 트여진 잎과 꽃을 피우게 하고, 잎에서 받은 햇빛과 공기를 뿌리로 내려 비축하는 것처럼.

산토끼와 집토끼는 서로 사랑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사랑 할 수도 없는 것처럼.

어려웠던 가정환경을 자신에게 바른 일과 그른 일을 분별하지 않고 유리하게 변화시켜 미래를 밝게 만들려는 것들을 좀 더 냉정하게 바로보고 받아 들였다면.

인간생활의 편리가 자연 재앙을 불러들인다는 사실을 알고도 우선, 지금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무리수를 두고.

위에 제시 된 것들 모두가 나에게 더없는 조기교육 프로그램이었던 것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 어쩌면 아쉽다고 할 수 있지만, 정작 이것 때문에 황금 같은 오늘을 허비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록 변변찮고 힘든 과거였지만 앞으로 남은 건강한 여생을 위해서라면 지금에라도 이 시간을 좀 더 쉽게 생각하고 알차게 꾸며 나감을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다음세대에 태어날 후손들에게까지 이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삶의 생태를 알려주고 싶지는 않다. 어렵겠지만 그 동안 우리의 삶 속에서 진실과 바른 생활이 뭔지 깨닫고 알아 가리라 믿는다. 그것은 지금도 정직하게 돌고 있는 해와 달이 있기에.

깊어 가는 겨울 밤 군고구마가 그립다. 메마르고 굳어버린 여유와 감성, 언젠가 두뇌도 정서도 AI(인공지능)가 겸비되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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