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조문주
교육학 박사
초등교육코칭 연구소장

시인 조문주
시인 조문주

 

지난 주말에 마스크를 쓰고 새댁을 만났다. 이혼 할 거라고 별거까지 했던 부부가 찰떡부부가 되었다. 서로 속 깊은 곳에 사랑이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긍정의 대화법을 연습하고 달라지게 된 것이다. 아기의 잠투정으로 밤잠을 설쳐 핼쓱한 얼굴이다. 
“아기가 밤에 잠을 깊게 자지 않고 많이 울어서 걱정입니다.”
아기의 잠투정에 대해 신의진 교수는 1~2년 이내의 아기는 ‘내일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것’이 원인이기도 하다 했다. 눈을 감으면 세상이 보이지 않으니 잠이 들면 내가 좋아하는 엄마와 헤어지게 되어 불안해서 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기는 엄마를 계속 보기 위해 졸린 눈을 감지 않으려고 애쓰기도 하고 놀라서 깨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깊게 잠 들 때까지 약 20~30분정도는 옆에서 함께 누워 깰 때마다 엄마가 옆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하거나 자장가를 불러주며 편안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안내했다.
아기에게 눈을 감아도 늘 엄마는 함께 있다는 긍정의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 아기가 자라서 코로나 걱정 없이 마음대로 뛰어 놀 수 있을까요?”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로서 지금의 코로나가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다. 또래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마스크를 쓴 채 격리되어 혼자 노는 모습이 떠올라 불안하다고 한다. 
“질 좋은 수면이 아기의 성장을 도와주는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죠?”
“네, 깊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면 아이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신체 리듬이 깨져 스트레스가 지속되어 두뇌와 사고력 발달에 방해가 된다고 했어요.”
어른들도 지금의 코로나 사태로 봐서 내일이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젖먹이 아기처럼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투정부리며 오늘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엄마와의 이별이 두려운 아기처럼 오늘을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은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 세로토닌을 분비한다고 한다. 이 세로토닌이 적당히 활성화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이 생기며 활력이 넘치는 상태가 된다.
이는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낮 시간에 세로토닌이 적절히 분비되면 저녁에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으로 변환되어 질 높은 수면까지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세로토닌이 높으면 아기도 또한 같은 에너지로 생활하며 깊은 수면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어른들은 내일을 몰라서 두려운 것보다 내일 잘못될까 두려워서 오늘 지내기가 더 힘든 게 아닐까요?”
아기에게 내일이라는 개념을 억지로 가르칠 수 없기에 그냥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을 시켜주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불안해한다고 해서 편한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처럼 불안은 불안을 끌어당긴다.
엄마의 불안이 아기에게 전이되어 아기도 불안해져 잠을 못 이룰 수도 있다. 아기가 내일이라는 개념을 모를지라도 지금의 엄마가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주면 지혜롭게 잠투정을 이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불안해하며 보낸 하루나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보내는 하루는 같은 시간이다.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서로 수칙을 잘 지키고 기다리며 언젠가는 이것이 물러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을 지내는 건 어떨까 싶다. 언젠가 백신이 개발될 것이다.
‘나하나 쯤이야’ 하는 마음보다 ‘나 하라도’ 하는 마음으로 코로나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필요한 오늘이다. 내 아기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내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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