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벗긴 율무 (사진제공 강신근)
껍질 벗긴 율무 (사진제공 강신근)

 

이야기 1)
  중국 동한(東漢) 시대 황제 광무제(光武帝)의 신임을 받았던 마원(馬援) 장군은 황제의 명을 받고 교지(지금의 베트남 지역)를 정벌하려 출정 길에 올랐다.
  전쟁하는 중에 남방의 산림 속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 종류의 병과 풍토병으로 많은 군사가 죽고, 덥고 습한 지역에 익숙지 못한 많은 병사는 다리가 붓고, 손발에 마비감이 찾아오다 결국 온몸이 붓는 괴질에 걸리기 일쑤였다. 만원이 살펴보니 적군들은 몸이 날렵한데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한 지역을 정복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곡식 중에서 ‘의이인(薏苡仁)’을 복용하면 좋다고 하여 군사들에게 끓여 먹어 보았더니 모두의 붓기가 상당히 가라앉게 되었다. 마원도 이 곡식을 곁에 두고 자주 씹어 먹었다. 마원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는 ‘의이인(薏苡仁)’의 덕을 보았다며 말하고 하였다.
  마원은 ‘북방에선 보기 힘든 씨앗을 가져다가 고향에 심어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써야겠다.’
  전쟁 후에는 여러 전리품을 가지고 오게 마련인데 마원은 먹으면 몸의 습기를 빼 주는 효능이 마음에 들어 ‘의이인(薏苡仁)’을 한 수레 가득 싣고 왔다. ‘의이인(薏苡仁)’은 하얗고 둥그런 모양인데 멀리서 보면 마치 진주를 수레에 한가득 쌓아놓은 듯한 모양이었다. 마원은 여러 전리품을 조정에 보고했는데, 곡물인 ‘의이인(薏苡仁)’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으로 가지고 갔다.
  며칠이 지나 마원 장군은 황제의 명을 받고 북쪽에 있는 오랑캐를 징벌하러 갔는데, 마원 장군은 불행하게도 병으로 죽고 말았다.
  평소 마원가 사이가 나빴던 재상 양송이 임금에게 마원이 전리품으로 가지고 온 진주를 자기 집에 보관하고 있다고 누명을 씌었다.
  이야기를 들은 광무제는 화를 내며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급히 마원 장군의 관직을 박탈했다. 역적으로 몰린 마원 장군의 가족들은 장군의 시신을 선영에 안장하지 못하고 낙양 서쪽 교외에 땅을 사서 대강 안장을 하였다. 그리고 마원 장군의 부인과 아들은 새끼줄에 묶에서 궁에 들어가 광무제에게 속죄하였다. 부인은 자기 남편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물어보았다. 남편이 전쟁터에서 가지고 온 진주를 집에 숨겨두어서 관직을 박탈했다고 했다. 부인은 사실대로 한 수레의 물건을 가지고 왔지만, 그것은 의이인(薏苡仁)이라는 열매로 알이 커서 희고 빛이 나서 마치 진주와 같아 오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부인은 자기 집에 그‘의이인(薏苡仁)’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무제는 비로소 마원 장군이 억울하게 관직을 박탈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어명을 거두어들이고 마원의 관을 선친의 묘지에 이장시키도록 하였다.
  이 일로 뒷날 의이명주(薏苡明珠)라는 말이 생겼고, 이 말은 청백한 사람이 모함을 당해 억울한 누명을 썼을 때 쓰이게 되었다.

율무 잎과 열매 (사진제공  강신근)
율무 잎과 열매 (사진제공 강신근)

 

  이야기 2)
  율무는 남성 정력에 안 좋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이런 떠도는 소문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곳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이런 오해로 율무를 잘 안 먹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오히려 율무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골고루 들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은 100g당 15g 정도로 현미보다 두 배나 많으며, 라이신, 트립토반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단백질로만 따지면 오히려 남성에게 도움이 된다.
  비타민 B 외에 철분, 칼슘, 식이섬유까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영양학적으로 상당히 좋다. 최근의 연구에는 루테인이 많이 포함되어 눈을 맑게 해 주는 성분이 있어 백내장을 예방하고, 시력 향상과 안구건조증 등을 위한 것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 알리신과 코익산 성분은 생활습관병의 대표적인 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를 일으키는 혈전을 제거하여 준다.

  이야기 3)
  율무를 먹여 키운 말(馬)들은 몸이 날렵하고 강해서 병이 들지 않고 천 리를 달려도 피로를 모른다고 했듯이, 비만한 사람들이 율무를 먹으면 몸이 새처럼 가벼워진다고 한다. 율무는 성질이 약간 냉하면서도 위장을 해치지 않고, 비장을 유익하게 한다. 습기를 없애고 장수를 가져다주는 식품이며 약재이다.

  이야기 나오는 ‘의이인(薏苡仁)’은 바로 율무이다.
  율무는 볏과의 1년생 초본 식물이다. 국내에서는 율무, 염주(念珠), 갯염주 등 3종이 있다. 염주는 율무와 닮았는데 씨앗이 조금 더 굵고 단단하다. 열매 중 큰 것은 절에서 사용하는 염주의 재료로 사용한다. 율무는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흙에서 잘 자라는데, 원산지는 동남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재배하며, 특히 경기도 연천 지역이 전국 율무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율무는 키가 2m까지 자라며 줄기에 13~18개의 마디가 있다. 씨앗을 의이인(薏苡仁)이라 하고 보통 10월경에 수확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율무차로써도 사용하며 한약재로도 쓴다. 율무는 한의원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약재 중의 하나이다. 주로 부종, 비만, 위장 질환, 피부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약으로 사용할 때는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을 쓴다.
  「동의보감」에서는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하여 성질은 약간 차거나 또는 평하다고 하였다. 맛을 달고 독이 없다고 하였다. 폐와 관련된 질환 중에 피고름을 토하고 기침을 할 때 주로 쓴다고 하였다. 또 풍습비(風濕肥)로 근맥(筋脈)이 당기는 것과 각기에 주로 쓴다.
  한의학적인 약재 분류는 이 수삼 습기 약(利水滲濕藥)에 속한다. 이수삼습약(利水滲濕藥)의 의미는 인체의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시켜줄 수 있는 효능을 가진 약재로 의미, 그래서 수분대사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부종, 소변의 문제, 설사와 같은 질환에 많이 사용되는 약재이다.

율무밥 (사진제공  강신근)
율무밥 (사진제공 강신근)

  현대의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율무의 효능을 정리해 보며,
  피부 미용에 좋아 중국의 대표적인 미녀 중(중국 4대 미인은 소시, 왕소군, 양귀비, 춘선) 한 명으로 알려진 양귀비는 미모를 가꾸는데 꾸준히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특히 얼굴과 목 주위에 물사마귀가 많은 사람, 얼굴이나 피부에 가벼운 뾰루지가 있어 불편한 사람들은 밥을 지을 때 율무를 혼합하여 3개월 정도만 먹어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율무는 식이섬유인 텍스트린아가 풍부해 장의 기능을 강화해 주어 변비를 해결해 준다. 더불어 대장암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와 부종 완화에 도움을 준다. 율무는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며,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몸속의 노폐물을 빼는 해독작용과 수분대사를 잘하게 도와준다.

  세 번째는 율무는 인슐린 분비를 향상시켜 혈당량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당뇨 치료에 좋다. 그리고 율무에 들어 있는 지방은 불포화지방의 비율이 80% 이상 함유함으로써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는 효과로 동맥경화 예방과 치료에 좋다. 또 글로캔이라는 성분은 비정상적인 혈압을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역할을 한다.

  여러 효능이 있는 율무는 잡곡밥이나 미숫가루로 먹기도 하고, 살짝 볶아서 차로 마시는 것도 좋다. 율무를 삶아서 신선한 채소와 함께 결 들어 율무 샐러드를 해서 먹어 보자. 부기가 빠져 다이어트도 되고 피부도 반지르르하게 맑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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