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원전 중심과제와 주된 내용으로 들썩이는 모습이다. 월성 1호기를 둘러싼 검찰 수사를 놓고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싸움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선 최재형 감사원장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1956년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최재형 감사원장은 법관 출신이다.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전지방법원장, 대전가정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등 요직을 거친 뒤 사법연수원장을 지냈다. 2017년 말 문재인 정부는 최재형 감사원장을 감사원 수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당시 청와대는 최재형 감사원장을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 년간 민·형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권익보호, 국민 기본권 보장에 힘쓴 법조인"이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최 감사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7대 인사 원칙'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됐다. 인사 당시 청와대는 최 감사원장을 흠결 없는 후보자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7년 12월 21일 인사청문회 당일 청문보고서는 무리 없이 채택됐다. 취임 이후 최 감사원장은 법관 출신 특유의 '대쪽'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이 대통령 직속위원회로부터 편법 월급을 지급받은 사실을 들춰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역 없는 감사로 호평받던 최 감사원장은 돌연 여권의 공격 타깃이 됐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최 원장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대통령 득표율(41%)을 거론하며 "탈원전 공약이 국민 대다수 지지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된 뒤부터 여당 정치권에서 압박하기 시작했다.
사건 발단은 7월 백 전 장관 한겨레 인터뷰 내용이었다. 백 전 장관은 최 감사원장이 정부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는 취지로 최 감사원장 발언을 전했다. 이 발언은 지난 4월 월성 1호기 감사위원회 직권 심리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사원장은 7월 2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논란 발언을 한 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41%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대다수 지지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한 것이 전체적인 관련 내용 전부라고 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각자 보는 의견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 감사원장 답변을 맹공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편향된 '감사원장 상대로 질문하는 게 맞는 건지"라면서 "적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지금 원전마피아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그렇게 맞지 않으면 사퇴하고 나가서 정치를 하라"고 최 감사원장을 몰아붙였다. 법제사법위원장 윤호중 민주당 의원 역시 "지금 팔짱 끼고 대답하느냐"며 최 감사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2020년 10월 20일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근거가 된 경제성엔 일부 문제가 있지만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 조기 폐쇄 한계가 있다"는 내용으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핵심 조치였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에 의문표를 찍은 것은 분명하다.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나비효과는 정국을 뒤흔들었다. 감사 결과가 발표된 후 국민의힘은 백운규 전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산업부 공무원이 감사원 감사 면담에 앞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444건을 삭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 집행정지를 당했으나 조미연판사의 엄격한 판결로 검찰총장의 직무 배제 조치가 해제된 지 하루 만인 12월 2일 산업부 공무원 3명에 대한 대전지방검찰청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측은 검찰과 감사원이 정치적 편향성에 기반해 정부를 협공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마치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이 야당인것처럼 했는데 검찰총장이 야당적폐수사를 할때에는 잘한다고 박수를 보내다가 왜 갑자기 돌변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재형 감사원장이 전반적으로 원리·원칙에 입각한 감사를 진행하던 중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에서도 그 장점을 부각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동시에 최 감사원장을 대선주자급 인재로 관리해야 한다는 '대망론'에도 불이 지펴지기도 했는데 일각에선 최 감사원장에게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과거 이회창 대선 캠프 핵심 인사였던 정치권 관계자는 "법관 출신에 감사원장을 지낸 경력이 이회창 전 총재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여야 모두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정치적 프레임이 양극으로 치달아 있다면서 "이런 시류에 휩쓸려 보수우파 진영이 새로운 대안을 내지 못한다면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다시 한번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997년, 2002년 대선을 준비할 당시 슬로건을 지금 보수 진영에서 재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설명을 이어갔다.
"당시 '반듯한 나라'라는 슬로건은 진영논리와 상관없이 원리원칙에 입각한 국정운영에 대한 각오를 담고 있었다. 국민이 양극단으로 분열된 현 시점에서 정치인들이 유념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최재형 감사원장이 '반듯한 나라'라는 슬로건을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 중 하나라고 본다. 최 감사원장이 야권 대선주자 하마평에 오르는 현상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당직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대망론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도 반영됐다"고 말을 꺼낸 뒤 "결국 문재인 대통령 대척점에 서 있는 인사들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진 것이 여론에 반영된 셈"이라면서 윤 총장과 최 감사원장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이 당직자는 "윤 총장과 최 감사원장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현 정부 인사라는 점은 공통점"이라면서 "윤 총장은 사실상 문 대통령이 야권 대선 주자로 키운 모양새"라고 했다. 그는 "최 감사원장은 윤 총장보다는 덜한 견제 아래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있다"면서 "추후 행보에 따라 최 감사원장이 윤 총장의 대항마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최 감사원장이 야권이 찾는 '새얼굴' 요건을 갖췄다는 이야기가 부상하고 있지만 한계론도 존재한다. 한 국민의힘 서울 지역위원장은 "최 감사원장은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인 까닭에 한계가 있다"면서 "과거 대선주자급으로 부상했다 소리 없이 사라진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보다 파급력도 약할뿐더러 정치적인 감각에 대한 증명이 덜 됐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적 공세를 버티는 힘을 증명 하고 있다."면서 "최 감사원장은 아직 버티는 힘이 있는지 여부를 대중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윤 총장은 대형 권력과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변수에서 상수로 진화했다"면서 "최 감사원장이 잠룡 반열에 오르려면 아직 정치적으로 증명해야 할 요소들이 상당히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막말같이 투박스러운면이 있지만 돌파력이 있는 무소속당선자중에서도 얼마든지 대권후보자를 찾을수 있는데 국민의힘당에서는 40대 기수론을 말하며 다른데에서 인물을 찾으려 하는지 많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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