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철호
2017.『문학공간』신인문학상(등단)
한국디카시연구소 디카시공모전 수상
경남실버문학아카데미 수료
수의학박사.
현 경상남도동물위생시험소 동부지소장

시인 김철호
시인 김철호

 

새벽 5

고삐를 당기는 만큼

발버둥 친다.

 

발밑에서 짓밟히는

분노인 듯

체념인 듯

바람이 축문을 읽는다.

 

어스름이 시신을 수습하는 사이,

채 감지 못한 눈동자에

촉촉한 별 하나가 와서 박혔다

 

조문객은 받지 않고

코뚜레와 귀표의 한 생은 반납되었고

 

칼끝이 스쳐 가는 곳마다

공중에 매달리는 살점들과

등골 사이 살아온 생이 반쪽으로 바라질 때

뼈 가장자리에 핀 붉고 뜨거운 꽃으로

 

슬픔은

낭자한 적막 안에서

가죽하나 남김없이 조용히 처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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