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우리 집 주위를 빙빙 도는 귀여운 개 한 마리가 목줄을 한 채 돌아다니다가 집 입구 작은 나무 밑에 낙엽과 마른 풀로 자리를 깔고 겨울밤을 지낸지가 제법이다. 개 주인이 누군지 붙잡아 매어 놓으려 했으나 좀처럼 잡히지를 않고 밥만 먹고 있다. 어느 날 천연염색 체험에 참가한 한 어머니가
“아! 저거 우리 개네?”하고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손짓하고 불러도 못 본체 도망가고 말았다. 그 뒤 몇 번이고 와서 붙잡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정말 그 집 같으면 개가 살기 좋은 환경일 텐데 왜 가출했을까? 그런 와중에 나름 우리 집에 은신처를 만들어 두고 잘 지냈는데 누구한테 잡혀갔는지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임신이라고 했는지 걱정타가 때마침 작은 개집이 하나 생겨 준비 했는데 그날에야 들어오지 않아 그 개집은 고물상에 주어버렸다. 아마 자기 집에서 뭔가 못마땅해서 집을 나왔었나 보다. 힘들지만 밥 못 먹고 사는 들개는 없는가 보다. 그리도 몰인정하게 주인을 피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지금 출산율이 낮아 인구수가 줄어들어 걱정이다. 수도권 뿐 아니라 신도시 아파트 값도 오르고 생활하기 힘들어지면 누가 결혼을 하며 결혼 한들 아이를 쉽게 가지겠는가.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에서 인구 감소가 걱정이 되어 다양한 정책을 펴 보지만 쉽게 증가 시킬 수 있는 방안은 아닌 듯하다. 이참에 통 큰 정책 하나 내 놓으면 어떨까?
 결혼해서 아이를 두 명이상 낳으면 평생 임대아파트 40평짜리 한 채씩 주면 안 될까? 직장 따라 옮겨야 할 때면 현지의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말이다. 그런 정책이라면 엄마가 육아를 해 가며 자기 일을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난해 기준 결혼 5년 이내 신혼부부가 126만 쌍이었는데 1년 만에 6만 쌍(4.7%)이나 감소했다니 평균 출생아 숫자도 0.71명.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일과 육아를 병행함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출생아 수의 평균도 낮아진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아쉽기만 하다. 따라서 집 문제가 출산에 큰 걸림돌이 되기에 맞벌이 부부의 육아지원이나 맛깔 진 ‘평생 임대주택 공급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울타리 속에 사는 새도 제집에서 알을 낳고 부화하며, 산에 사는 산토끼나 고라니, 멧돼지도 제집에서 새끼를 낳고 기르는데 명색이 인간이 집 문제로 평생을 고생하고 산다면 과연 ‘만물의 영장’이라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정부는 ‘여력이 없어서’라는 단서가 붙겠지만, 여러 가지 소소한 지원정책을 낱낱이 모아보면 차라리 지혜를 모아 무상 공급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새로운 꿈 이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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