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박재성 박사
한문교육학박사
한영대학교 교수
훈민정음탑건립조직위원장
『세종어제훈민정음총록』편저자
1. 언문(諺文)
1) 의미 : 항간에서 떠돌며 쓰이는 속된말(俚言, 俗語), 혹은 상말이라는 뜻으로 한자에 대해 우리말을 낮게 본 데서 비롯되어 훈민정음을 속되게 언문이라고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배우고 익히기 어려운 한자와 구별하여, 주로 백성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글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2) 작명자 : 당시 세종과 훈민정음을 제작한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언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언해·언서 등도 여기서 비롯된 표현이다.
3) 출전 : 세종실록 102권, 세종 25년(1443년 정통 8년) 음력 12월 30일 자
4) 원문 : 是月上親制諺文二十八字其字倣古篆分爲初中終聲合之然後乃成字凡于文字及本國俚語皆可得而書字雖簡要轉換無窮是謂訓民正音(시월상친제언문이십팔자기자방고전분위초중종성합지연후내성자범우문자급본국이어개가득이서자수간요전환무궁시위훈민정음) -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었는데, 그 글자가 옛 전자를 모방하고,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루었다. 무릇 문자에 관한 것과 이어(俚語)에 관한 것을 모두 쓸 수 있고, 글자는 비록 간단하고, 요약하지마는 전환하는 것이 무궁하니, 이것을 훈민정음이라고 일렀다.
2. 언서(諺書)·언자(諺字)·언해(諺解) 및 암클·중글
모두 모화사상에 젖은 조선 시대의 식자층에서 훈민정음을 한문(漢文)에 비하여 낮추어 본 데서 이르던 말이다.
3. 배달말
1) 의미 : 상고 시대부터 우리 민족이 써온 말을 배달겨레의 말이라는 뜻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국어’라는 말 대신에 쓰이게 됨.
2) 작명자 : 1911년에 주시경이 작명함.
4. 조선글
1) 의미 : ‘한글’과 ‘대한제국’의 ‘한’이 단순히 동일해서 의식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북한에서는 자국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한(韓)’을 쓰지 않기 때문에 ‘한글’이라는 명칭도 ‘조선글’로 바꿔서 쓰고 있는데, ‘조선글자’의 준말이다.
2) 작명자 : 불명
3) 출전 : 조선말대사전
4) 원문 : 조선말을 적기 위한 조선의 글자로, 오랜 옛날부터 글을 써 오던 조선인민이 1444년 1월에 창제한 민족글자인 《훈민정음》을 이르는 말.
5. 한글
1) 의미 : '한글'의 의미에 대해서 세간에서는 '크다, 많다'를 의미하는 고어 '하다'에서 유래했다는 설(박승빈의 증언)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韓)나라의 글’ ‘큰글’‘세상에서 첫째가는 글’이란 뜻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2) 작명자 : '한글'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작명자에 대하여서는 꽤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대체로 주시경이 작명했다는 설이 인정을 받고 있다.
3) 출전 : 주시경이 약 1912년 경에 저술한 <소리갈>
4) 원문 : 이 소리갈은 이 한글로 말하엿으나 이 까닭을 닐우어 어느 글이든지 보면 그 소리의 엇더함을 다 알리라.
5) 특기사항 : 1921년 12월 3일 조선어연구회 창립에 참여했으며 1921년 3월 14일부터 17일까지 조선총독부 학무국에서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권덕규는 “또한 근래에 잡지나 신문에 흔히 쓰는 것과 같이 ‘한글’이라 함은 조선 총독부 편찬의 <朝鮮語辭典>에도 쓰인 바 韓文(한문)을 조선말로 그냥 읽어 ‘한글’이라 한 것이요 韓文이라고 그냥 음대로 정음으로 쓰면 지나글 漢文(한문)과 음이 혼동될 혐의도 있어 이것도 피한 것이다.”<권덕규, 조선어강좌(1933)>
6) 기타 : 간송본 훈민정음해례본이 1940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주시경과 권덕규 등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존재를 몰랐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