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연일 공약 발표…유준상 ‘체육인 고충민원상황실’ 가동
여유 있는 이기흥 현 회장에 맞설 후보 단일화는 쉽지 않을 듯

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가 동장군의 기세를 뚫고 표밭을 분주히 갈고 있다.

기호 1번 이종걸, 2번 유준상, 3번 이기흥, 4번 강신욱 후보는 지난해 1229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같은 달 30일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막을 올리자 연말연시 광폭 행보로 체육인들의 마음을 잡고자 애쓰고 있다.

5선 국회의원 출신 이종걸 후보는 새해가 밝자마자 연일 공약을 발표하고 후발 주자의 열세를 만회하는 중이다.

이 후보는 회장 선거 출마 선언 하루 만에 강신욱 당시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출마를 철회했다가 후보 등록 막판에 이름을 올리는 촌극을 빚어 선거를 희화화했다는 체육계의 비판을 자초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그간 쌓아온 체육계와 인연을 강조하면서 체육계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4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당국의 영업 제한 조처로 생활고를 겪던 대구의 헬스장 운영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이 후보는 성명을 내 체육 시설을 운영하는 체육인들에게 실질적이고 특별한 긴급 대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존폐의 갈림길에 선 지방 대학을 체육 특성화 대학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공약도 발표했다.

4선 의원 출신으로 대한롤러스포츠연맹과 대한요트협회 회장을 지낸 유준상 후보도 체육인들과 소통 행보로 2021년의 문을 열었다.

유 후보는 특히 체육인들의 고충 민원을 체계적으로 상담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3고충민원상황실을 전격 개설하고 24시간 가동을 발표해 시선을 끌었다.

체육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체육회장에 당선되면 체육인 복지향상 관련법 제정과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참이다.

유 후보 측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국가대표 선수의 연금제도 실업팀 선수들의 체육지도사 자격 취득 문제 체육지도자 열악한 급여와 처우 실업팀 단기 계약직 제도 등을 개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키인 출신으로 단국대에서 후학을 가르친 학자인 강신욱 후보도 코로나19 탓에 접촉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 체육인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 중 강 후보는 선수(서울대 하키팀), 지도자(전농여중·용산고 하키부 감독), 교수(단국대 국제스포츠학부)를 지낸 사실상 유일한 체육인 출신이다.

지난 4년간 체육회를 이끌어 온 이기흥 후보는 한국 체육의 수장이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라는 현직의 프리미엄을 살려 두 번째 회장 선거를 비교적 여유 있게 치르고 있다.

게다가 이종걸, 유준상, 강신욱 세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점점 낮아져 이 회장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얘기도 나돈다.

체육회장 선거는 이달 18일에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2170명의 선거인단이 온라인 투표로 임기 4년의 새 회장을 뽑는다.

9일 오후 2시 경기도 고양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후보자 간 합동 토론회는 유튜브와 체육회 홈페이지에서 생중계된다.

류재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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