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유달리 작은 새 소리가 그립다. 겨울이면 유난히 잘 보이는 찔레나무 가지사이의 빨간 열매와 검정색 열매를 달고 기다리는 쥐똥나무 가지사이로 오가는 새 떼, 크고 작은 바람을 일으키며 날아드는 모습이 보고 싶다. 어느 날 짹짹거리며 울어대는 반가운 소리에 그들의 날개 짓에 맞춰 이쪽저쪽을 양 눈귀가 따라 다닌다. 이들 모두도 소리 따라 탄생되었다. 봄이 되면 인간의 청각으로서는 들을 수 없는 작은 소리를 내며 피어나는 새 싹이나 꽃들. 한 여름 과일들의 살 오르는 소리, 짙은 여름 해 삼키고 물 올려 맺은 가을 콩 튀는 소리. 사시사철 일렁이는 물결 따라 살아가는 물고기나 해초들. 이 모두가 하늘의 소리요 땅의 소리며 물의 소리다.

  인간의 탄생도 소리 없이는 불가능 하다. 아기씨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출생에 이르기까지가 모두 그렇다. 탄생과 소멸 역시 소리 따라 함께하며, 웃는 소리 우는 소리에 곁들여 행과 불행이 함께 하기에 인간은 밝고 어두운 소리나 작고 큰 소리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숱한 난고 속에서 살아온 우리민족. 지는 해와 같이 사라졌으면 했던 나쁜 사사건건들이 올 해도 그 악재들은 다 소멸되지는 않았나보다. 큰 몸집을 가진 여당, 야당의 뜻을 “물고 늘어지는 정쟁”이라 나무라지 말고 낱낱이 톺아보고 곱씹어 보아 수 천 년을 지켜온 이 나라의 역군(役軍), 일흔이 넘은 병약한 국민들의 소박한 안녕을 위해서라도. 비록 힘없어 작은 몸뚱이로 살아가는 야당의 소리지만 성심을 다해 귀 기울여 줌은 어떤고? 야당의 소리가 없으면 정치란 있을 수 없고 더욱이 무슨 재미로 정치를 하겠는가.

  덩치 큰 까마귀 소리보다는 귀여운 참새소리가 훨씬 돋보이며, 몸길이 10cm남짓한 평소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굴뚝새의 크고 복잡한 소리에 담긴 뜻을 이해라도 해 주는 듯.  길조로 사랑받고 평화의 상징이던 까치와 비둘기가 미움 받는 세상이 된 것처럼 절대 권력을 가진 여당의 부푼 번영의 꿈속에는 작은 야당의 지혜도 귀하게 담아야 좋은 정치 올바른 정치, 국민들에게 환영받는 정치가 유지 되리라 본다.
  새해 첫 달 조용한 아침의 나라 우리 대한민국의 바람은 철따라 찾아드는 괴질 병을 이기고, 개인과 개인 이웃과 이웃 사회와 사회 간의 그릇된 다툼도 없는 나라. 갈수록 줄어드는 청년들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작은 소득에도 감사할 줄 알고 웃음 잃지 않는 그런 순박한 살이가 이어지는 해. 비좁은 개울에서 조용히 흘러나는 물소리처럼 청량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가슴에 담고 싶고. 높고 푸른 저 하늘에 비행기 날고 날아 이 세상 곳곳을 살필 수 있는 가슴 뿌듯한 해. 따뜻한 구들목에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그립고 그리운 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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