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권 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주요 후보들에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가장 앞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조차 안철수 오세훈 나경원 등 야권 후보들과의 가상대결에서 밀리거나 접전을 보이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4·7 보궐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야권 재편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제1야당 국민의힘에선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중진 정치인들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면서 흥행 성공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은 조용한 편이나 현재 민주당 내에 거론되는 후보군은 박영선 장관과 우상호 박주민 의원이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2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고심하던 박영선 장관은 최근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1월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며 “장관으로서 책임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상황이 안 좋아져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 생각의 변화”라고 설명하면서 “1월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의원의 경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민 의원은 1월 7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에서 “사회적참사법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논의에 많이 매여 있어서 고민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며 “최대한 빨리 결론을 말씀드리는 게 저도 편하고 당도 편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박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때가 되면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여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후보는 박영선 장관이다. 민주당은 박 장관이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 우상호 의원 ‘나홀로 레이스’에서 벗어나 경쟁 구도를 통해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경선 흥행과 별개로 박영선 장관으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등을 보면 박영선 장관이 야권 후보들에 밀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BS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가 24.1%로, 15.3%인 박영선 장관을 오차범위 밖으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오세훈 전 시장 9.5%, 추미애 장관 6.8%, 나경원 전 의원 6.3%로 그 뒤를 이었다. 민주당 우상호 박주민 의원은 각각 4.1%를 기록하고 있다.
양자 대결에서도 열세다. 윈지코리아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1월 2일부터 3일까지 조사한 ‘서울시장 선거 박영선-안철수 가상대결’에서 안철수 대표가 47.4%, 박영선 37.0%로 10.4%포인트차이를 보였다.
이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현재 거론되는 3명의 후보군 외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권의 중진 후보들에 견줄 수 있는 대선후보급 인사를 차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가장 먼저 거론됐다. 실제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난 12월 24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 결정하자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주의가 쉽게 약해지지 않도록 대통령이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고 언급해 정계 복귀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임종석 전 실장은 ‘86그룹 대표주자’ 우상호 의원을 공개 지지하며 본인의 출마설을 일축했다. 임 전 실장은 1월 4일 SNS를 통해 “나는 우상호 형에게 아주 적극적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다”며 “내게도 시장 출마를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제 마음 다 실어 우상호 의원을 지지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정세균 국무총리도 서울시장 차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세균 총리는 지난 10월 총리실 공관 사적인 자리에서 “차라리 고향 진안에서 봉사를 하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6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까지 거친 국무총리가 서울시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는 것에 대한 불쾌감도 작용했을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세균 총리는 오는 4월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보궐선거 결과와 코로나19 백신 도입 상황에 따라 대권 도전을 위해 총리직을 사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제3후보로 강력하게 떠올랐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청와대와 노선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야권의 잠재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실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이 손짓을 보냈지만, 김 전 부총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여야에서 모두 러브콜을 받고, 재임 중 소신발언으로 청와대와 각을 세운 행보를 보인 김동연 전 부총리를 영입할 경우 이탈한 중도층을 돌려세울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보궐선거가 석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 조직 기반이 전혀 없다”며 “결과가 뻔한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민주당에서도 서울시장 제3후보설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선을 긋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서울보궐선거기획단장은 1월 5일 브리핑을 통해 제3후보 출마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보고·접수된 바 없다”며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후보들의 출마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여전히 제3후보 차출 가능성을 닫지 않는 모양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3후보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후보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어려운 선거가 예상된다”며 “선거는 어떻게든 이겨야 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에서는 여러 방안을 고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갑자기 치러지는 보궐선거 특성상 국회의원 등 기존 정치인이 아닌 외부인사가 출마하기는 어렵다. 또한 우상호 박주민 등 현역 의원들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그 지역구 재보궐 선거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시장도 잃고 의석수까지 잃으면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지지율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박영선 장관이 후보로 나서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제3후보가 부각될 경우 서울시장 후보군이 1월 말로 예정된 문재인 정부 개각에 발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당초 당내에서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에 한정애 의원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왔지만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됐다”며 “이에 청와대에서 노동부 장관에 따로 염두에 둔 인사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박주민 의원의 서울시장 불출마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묘한 해석이 나오는 부분이다. 
박주민 의원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안 심사 과정에서 후퇴한 내용으로 합의돼 ‘누더기’ ‘껍데기’ 법안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박 의원은 “법의 취지를 그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주민 의원은 변호사 시절부터 노동 인권에 관심이 많았다. 노동부 장관으로 가면 잘하긴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장관 지명 가능성은 낮다”며 “서울시장 불출마는 본인 생각보다 지지율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의 정치권 관계자 역시 “박주민 의원의 입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당초에 더불어 민주당 당헌에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은 후보를 낼수 없도록 되어있었는데 이것을 번복하여 후보를 낸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민이나 부산시민이 민주당 당헌개정을 어떻게 받아 들일것인지 이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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