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근 인삼 (사진제공 강신근)
6년근 인삼 (사진제공 강신근)

 

  이야기 1)
  옛날 희여골(경북 영주시 풍기읍 백리) 황(黃) 씨 문중에 지극정성으로 병든 아버지를 모시며 사는 효심 가득한 아들과 며느리가 있었다.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백방으로 약을 쓰고 치료를 해도 증세는 호전되지 않고 병세가 날로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단잠을 자고 있는데 꿈에 수염이 긴 산신령이 나타나서 “네 정성이 갸륵하니 한 가지 방도를 알려주겠다. 아버지의 병을 고치려면 백일 된 네 자식을 펄펄 끓는 넣고 달여 그 물을 아비에게 주어라.” 고 말하며 사라졌다. 아들은 처방이 너무 끔찍하고 믿을 수 없어 아내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몇 날 며칠을 고민만 했다. 끙끙 앓던 남편에게 아내가 묻자 마지 못해 꿈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아내가 “시아버지의 병환이 나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 젊으니까 자식은 또 낳으면 되지만 아버지는 돌아가시면 다시 뵐 수 없으니 그렇게 합시다.” 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결국, 부부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백일밖에 안 된 어린 자식을 물이 펄펄 끓는 가마솥에 넣고 말았다. 그리고선 달인 물을 그릇에 담아 아버지께 드리러 갔더니 거동을 못 하시던 아버지는 일어나 앉아 계시고, 솥에 넣었던 아이는 아랫목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지 않은가! 깜짝 놀란 부부가 솥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커다란 산삼이 들어 있었다.
  이 이야기는 부모를 공경하는 부부의 효심에 감동한 소백산 산신령이 신비의 영약(靈藥) 산삼을 가지고 와 아이를 대신해 솥에 넣도록 했다는 인삼 재배지로 유명한 풍기 지역에 내려오는 인삼에 관한 전설이다.                   
                                   - 옮긴 글 : 한의사 최현명의 재미있는 한약 이야기-

  이야기 2)
  금산 인삼이 처음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1,500여 넌 전, 강(姜) 씨 성을 가진 선비가 진악산 아래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홀어머니가 병환으로 자리에 눕자 아들은 관음 골에서 지성으로 기도를 하던 중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관앙불 봉우리 바위에 가면 붉은 열매가 3개 달린 풀이 있다. 그 뿌리를 달여 어머니에게 드리면 병이 곧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튿날 산신령이 일러준 대로 산에 올라가 붉은 3개가 달린 풀의 뿌리를 캐어 달여 드리니 어머니의 병이 깨끗이 나았다.
  선비 강 씨는 그 풀의 씨앗을 받아 성곡리 개안 마을의 밭에 뿌렸는데, 그 풀의 뿌리가 사람과 비슷해서 인삼(人蔘)이라고 불렀다.
  이 전설은 금산 인삼이 처음 재배된 ‘개삼터’의 이야기이다.

  이야기 3)
  인삼(人蔘)이 처음으로 언급된 시점은 중국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 중국 최초의 의학 서적))에 기록되어 있으며, 기록된 효능은 ‘생명을 기르고 보존하는 약’과 ‘오장을 보호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눈을 밝게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인삼의 약효는 오래전부터 인정받아 왔다.
  조선 시대 천연조건 아래 자생(自生)하는 산삼은 무제한 수량이 있을 수 없고, 또한 몰래 채취하는 사람이 많아 공납(貢納)에 큰 문제가 생겼다. 평안도 강계와 같은 유명한 산삼 지에는 만주 사람들이 몰래 체취가 심하여 자연 삼의 인공재배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임진왜란 이후 약 30년 지난 조선 16대 인조 5년에는 호족(胡族)이 침입한 정유호란(丁酉胡亂) 때, 뒤이어 인조 14년에 재침입을 한 후 청(淸)은 압록강, 두만강 이북의 일정한 지역에 목책(木柵)을 세우고 양국의 왕래를 엄중히 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 부근에서 나오는 산삼을 채취하기 위하여 그 후 이 금령(禁令)을 무릅쓰고 많은 사람이 국경을 넘어가게 되니 청(淸)은 조선 19대 숙종 38년에 백두산에 정계비(定界碑)를 세워 국경을 밝힌 적이 있다.

  이야기 4)
  인삼의 형태를 ‘일경삼아오엽(一莖三椏五葉)’이라 하였는데, 이것은 뿌리가 하나, 줄기가 셋, 잎이 다섯이 난다는 것이다.
  인삼 중에 야생 인삼을 산삼(山蔘)이라 하고, 재배지에서 재취한 생근(生根)은 수삼(水蔘), 수삼의 미세한 뿌리를 제거하여 건조한 것이 백삼(白蔘), 수삼을 구부려 말린 형태를 곡삼(曲蔘),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후 말린 상태로 수삼과 홍삼의 중간 형태인 태극삼(太極蔘), 수삼을 증기에 쪄서 말린 것을 홍삼(紅蔘), 홍삼의 과정을 9번 반복하여 말린 상태를 흑삼(黑蔘), 미세한 뿌리를 모아 말린 것을 미삼(尾蔘)이라고 한다. 또 재배되는 모양에 따라 장뇌삼은 인삼의 종자를 산지에 파종하여 야생상태로 재배하는 것을 말하고, 산양삼은 산삼 종자를 깊은 산속에 뿌려 자연 상태에서 오래 키우는 것이고, 반면 천종산삼은 자연적으로 깊은 산속에서 50년 이상 자란 삼을 말하며 일명 산삼이라 한다. 산삼 중에 최고로 치는 황절삼은 초가을에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황 절이라 하는데, 이때 나는 산삼 모두를 황절삼(黃節蔘)이라고 한다.

구증구포한 흑삼 (사진제공 강신근)
구증구포한 흑삼 (사진제공 강신근)

 

  인삼(人蔘)은 두릅나뭇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 식물의 뿌리로서 그대로 또는 가는 뿌리와 코르크층을 제거한 것이다. 인삼의 머리 꼭대기의 노두(蘆頭)라고 하는 부분은 구토를 유발하므로 떼고 사용한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주로 5장(五臟 : 肝, 心, 脾, 肺, 腎)의 기(氣)가 부족한데 쓰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심규(心竅)를 열어주고 기억력을 좋게 한다. 허손된 것을 보하며, 곽란(癨亂)으로 토하고 딸꾹질하는 것을 멎게 하며 폐위로 고름을 뱉는 것을 치료하고 담(痰)을 삭힌다.’ 일명 ‘신초(神草)‘라고도 하는데, 사람의 모양처럼 생긴 것이 효과가 좋다.
   인삼(人蔘)은 보약의 대표적인 약재로 비장과 폐장(肺臟)을 보하여 기운을 올려주는 약재이다. 그래서 인삼(人蔘)의 효능을 한마디로 대보원기(大補元氣)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원기(元氣)를 크게 보한다는 말이다. 갑자기 기운이 빠지거나 급격하게 몸이 쇠약해질 때 인삼(人蔘)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기운을 올려주는 황기, 대추 등과 같은 약재와 배합하여 사용하면 기운을 차리고 힘을 낼 수 있다.
   인삼(人蔘)은 소화기를 크게 보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비위(脾胃)가 약하거나 식사를 잘 못 하거나 설사, 구토를 잘하는 사람들의 처방에는 인삼이 기본적으로 들어간다. 또 인삼(人蔘)은 진액을 생성하게 하여 갈증을 없애주기 때문에 만성적인 소갈병(消渴病)인 당뇨병에도 사용한다. 뜨거운 여름철에 열로 인해 진액이 소모되어 갈증이 심하고 땀이 많이 났을 경우 복용하는 생맥산(인삼, 맥문동, 오미자)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밝혀진 인삼의 효능은 항암효과, 면역력, 피로 해소, 혈액순환, 스트레스 해소, 당뇨 예방, 소염(消炎)작용 등이 있으며, 효능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유효 성분 중 주된 약리작용을 하는 것이 사포닌(Saponin)이다. 인삼 사포닌은 다른 식물에서 발견되는 사포닌과 다른 특이한 화학구조로 되어 있으며, 약리 효능도 특이하여 인삼(Ginseng) 배당체(Glycoside)란 의미로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밝혀진 진세노사이드는 약 50여 종이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진세노사이드를 찾기 위해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진세노사이드는 화학적 구조와 개체 내 함유량에 따라 일반 진세노사이드와 희귀 진세노사이드로 구분한다. 인삼에 함유된 대부분이 일반 진세노사이드이며, 인삼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인삼을 가공한 홍삼과 흑삼, 수십 년, 수백 년 자란 산삼에 소량 존재하는 것이 희귀 진세노사이드이다. 특이한 것은 희귀 진세노사이드는 일반 진세노사이드보다 물질의 분자 구조가 작아 비교적 흡수가 잘 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값이 비싼 것이 아닐까?
  인삼이 모든 사람에게 좋을까? 인삼(人蔘)도 잘 맞는 사람에게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해(害)와 독(毒)이 될 수 있다.
   인삼(人蔘)은 성질이 따뜻하므로 열이 많거나 혈압이 아주 높은 사람, 기운이 실한 사람, 특히 녹내장 치료 중인 사람, 임신 중인 사람들은 복용을 삼가야 한다.
  여로(藜蘆)라는 약재와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되며, 인삼을 복용한 후에는 차를 마시거나 무를 먹으면 약효에 영향을 미친다. 

100년 산삼(사진제공 강신근)
100년 산삼(사진제공 강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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