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아홉시가 되면 거의 불이 꺼지는 농촌은 조용하기 그지없다. 대부분이 아침 형이라 당일 해야 할 일은 혹한기만 아니라면 아침에 절반이나 해 놓고 오전이면 얼추 끝낸다. 벌어먹고 살 거라고 어린 시절 도회지로 진출한 처녀 총각이 도시생활에 익숙해 노후까지 그 곳에서 즐거움을 유지하기란 고소득자가 아니라면 쉽지 않다. 나이 들어 자녀들의 부양을 바라기도 실버타운 이용도 현 상황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환경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게도 갖가지 공해 속에 살자면 신체 유지비가 많이 든다. 거기다가 정신적 스트레스도 크다. 어쩌다 공원이나 공공장소, 주택가 공터는 전깃줄에 참새처럼 나란히 줄지어 앉아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참 안타까울 일이다.

  시골에는 이와 대조적으로 향긋한 감꽃이나 딸기 꽃들이 꿀벌들의 환영을 받으며 작은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대견하게도 병해충을 이기고 싱그러운 시기를 몸 불리며 넘고 넘어 맛나게 익어 가는 모양 그 얼마나 향기롭고 달콤한 모습인가. 각종 야채나 과일들, 철모르고 생산되는 먹을거리가 논밭에는 넘쳐나고 심심찮은 소일들이 이웃 비닐하우스에 널려있어 심한 신체적 장애만 없다면 해가 떠 있는 한 독거노인의 극심한 외로움이나 고독의 큰 사막은 낙타가 지고 가고 없다. 비록 밤이 되면 홀로 누운 모습이 외로워 보이지만 지금껏 살아온 모심과 양육 속의 그리움과 추억을 떠올리고 후세에 전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는다면 그까짓 외로움이야 이겨내지 않을까 한다. 저녁은 개 짖는 소리가, 새벽은 닭 우는 소리가 지킨다. 더욱이 시골의 노인복지 환경은 수많은 공해로 멍든 편리와 첨단 현대문화의 접근성을 뺀다면 대도시보다 훨씬 나은 형편이다.

  한 세대의 안녕을 위해 불철주야 자신을 버리고 가족과 사회를 위해 노력한 어르신들. 이 분들의 더 나은 복지를 위해서라면 자식이 모실 수 없는 이 시대. 대도시에서는 민간기업이 주가 되어 어려운 규제 없이 실버타운은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실버타운에 입소하려면 10억 원에 가까운 고액의 보증금에다 월 3~4백 만 원의 관리비를 지출해야 하며 그것도 예약하여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이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법안 제정은 반드시 우선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도시노인들의 ‘보편적 복지’는 노인이면 누구나 선택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중대한 정책이 제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젠 농촌에도 더 나은 노인복지를 위해서라도 여러 명의 독거노인들이 함께 거주 할 수 있는 ‘공동생활 주택’이 하루빨리 확대되어진다면 노후의 삶의 질은 한층 더 행복한 생활이 유지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직도 시골 마을에는 숲이 있고 새가 울며 꽃이 핀다. 지금부터라도 고향이나 이웃을 생각하고 짬 내어 찾아보고 관심을 갖는다면, 설령 시골이 고향이 아닐지라도 퇴직 전에 귀촌하려는 훈훈한 꿈은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오늘 이 꿀 같은 단꿈 꾸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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