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정 찬기오
교육학 박사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논설위원 정찬기오
논설위원 정찬기오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고등학교 1학년에서 기초 역량을 다진 후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택과목을 공부하게 되는 학생 개개인 중심의 맞춤형 개별화 교육으로 변화하게 된다는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모든 고등학교가 대학처럼 개인 시간표를 짜서 학점을 따는 학점제로 바뀐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는 학년별 최소 64단위씩을 이수하여 총 204단위를 이수해야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고교 3년 동안에 총 192학점을 이수하면서 과목마다 3분의 2 이상 출석하고, 40% 이상의 성취 수준을 달성해서 학점을 따면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선택-융합 선택-진로 선택과목은 선택과목으로, 전문공통-전공 일반-전공실무과목은 전문교과로 편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와 적성을 찾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과목별 평가는 절대평가로 바뀌며, 학점 이수가 인정되는 A·B·C·D·E등급과 보충 학습이 요구되는 I등급으로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A~E등급과 과목별로 3분의 2 이상 출석해야 학점을 딸 수 있으며, 공통과목은 성적과 석차를 학생부에 표기하고 선택과목은 절대평가 성적만 표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고교학점제의 추진과정은 교육부가 2018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선정하여 고교학점제의 모형을 만들어 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마이스터고 51개교가 고교학점제를 도입하였고, 특성화고는 2022년부터 학점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따라서 일반고의 경우는 단계적으로 추진하게 되고, 일반고로 전환될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를 포함 전체 고등학교에는 2025년에 전면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학점제를 도입하게 되면,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수업을 듣게 되며, 현행 담임제도는 10~15명의 적은 학생을 관리하는 효율적인 체제로 바뀐다는 기대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일반계고에서도 학생이 원하면 특목고 수준의 심화·전문과목과 직업계열 과목 등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할 수 있게 되며, 소속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더라도 인근 고교와의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수강할 수 있고, 지역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계한 과목의 개설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학업성취도는 성취 수준에 따라서 A(90% 이상), B(80% 이상 90% 미만), C(70% 이상 80% 미만), D(60% 이상 70% 미만), E(40% 이상 60% 미만), 그리고 I등급(40% 미만)으로 구분하되, A~E등급은 이수를 인정하고 I등급의 경우는 최소 학업성취 수준에 미달한 것으로 간주하여 보충 이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별도의 보충 학습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고, 보충 학습 후의 성적은 E등급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2025년부터 모든 선택과목을 절대평가(성취평가제)로 바꾸겠다는 이유는 지금처럼 석차 등급제를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내신 점수를 유리하게 따기 위해서 인원이 많은 수업에 수강생이 몰리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신 성적표에는 과목의 학점 수와 원점수, 과목 평균점, 성취도와 수강자 수, 성취도별 학생 비율을 기록하되, 공통과목은 지금처럼 성취도와 석차 등급을 함께 기록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교육정책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정치적 처방, 선취업 후 대학진학, 가변 공간학습, 부분적인 절대평가 도입 등에 대한 효과가 충분하게 검증되지 않은 현실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