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자윤 한의원 대표원장 양 준모

 

한방의 비만 치료
창원 자윤 한의원 대표원장 양 준모

 

한의학을 조선 시대의 의학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하지만 한의학도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시대-사회의 발전과 함께 발전해왔다. 후한 시대의 상한론(傷寒論)이라는 치료법과 금원시기(金元時期)에 발달한 이동원(李東垣)의 보법(補法), 그리고 청대에 그 기틀이 잡힌 온병학(溫病學) 등 다양한 치료법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같은 병이라 하더라도 조선 중기의 동의보감(東醫寶鑑)과 약 150년 뒤에 편찬된 청나라의 의종금감(醫宗金鑑)을 비교해보면, 때로는 비슷하면서도 병에 대한 이해 수준이 깊어져 병기(病機)가 추가되기도 한다. 

  한의학은 현대에도 꾸준히 발전하면서 새로운 질병에 대처하거나 이전에는 병이 아니었던 것을 치료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비만(肥滿)이다. 예전에는 비만이 병도 아니었으나 최근 들어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인식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한의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운동이나 단식, 결식, 식이조절, 양방 처방 약 복용, 건강기능식품 섭취, 원푸드 다이어트(one food diet)와 같은 체중 감량법 중에 성공률 1위가 한약 치료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2018년에는 한약 다이어트가 위약(僞藥)이나 양약보다 효과적인 것으로도 밝혀지는 등 여러 연구 결과들을 고려하면 한방의 비만 치료는 과학적으로 충분하게 입증된 것 같다.

 다이어트를 잘못하면 살은 빠져도 건강하지 못하게 되어 생리불순이나 무월경이 발생하기도 하고, 탈모, 피부 노화 등이 생길 수도 있으며, 다이어트 전보다 체중이 더 증가하는 요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행히 한방 비만 치료는 이러한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필자의 경우 다낭성 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면서 자궁과 난소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한약 처방을 하게 된다. 

 혹자는 한방다이어트에 마황(馬黃)이 들어가니 건강에 나쁘다는 흑색선전(黑色宣傳)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의학 전반에 대한 몰이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마황 자체의 독성은 상당히 약하며, 한의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식품의약품국(FDA) 기준치보다 더 낮게 처방하고 있다. 그리고 마황을 쓰지 않고 비만 치료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마황은 다른 약재와 잘 배합하면 출산 후 산후풍 치료나, 산후 비만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같은 물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되는 것과 같이 한의사가 아닌 자격 없는 사람들이 남용하여 약화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과거에는 병도 아니었던 비만이 병으로 인식되고 치료하는 것처럼, 새로 발견되는 질병들의 치료에 한의학이 발전하면서 치료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스(SARS) 등 수많은 병에 한의학이 활용되고 있고, 일본에서는 암 치료에 한의학이 보조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 한의학도 지속적인 현대화를 통해서 우리의 보건(保健)과 후생(厚生)에 많은 도움이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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