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현 정권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던 20·30대의 표심 변화였다. 20·30대는 더불어민주당의 든든한 응원군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 쪽으로 대거 돌아섰다. 보수 색채가 상대적으로 강한 50대 이상과 함께 20·30대가 정부·여당을 향한 분노 투표에 나섬으로써 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기록한 4연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엔 그동안 여당에 콘크리트 같은 지지를 보냈던 강북 지역의 다수가 야당으로 지지를 바꾼 것도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서울 강북의 14개 구()2010년 지방선거 이후 네 번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대부분 민주당 후보가 우세했던 여당 강세 지역이었다. 지난 10년간 서울에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이 여덟 차례나 연속으로 우세했던 것도 강북 지역에서 여당이 큰 차이로 강세를 보였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전·월세 급등, 공시지가 인상,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으로 부동산 민심이 크게 악화된 것이 서울 전 지역에서 여권에 심각한 악재(惡材)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중도층은 이번 선거에선 야당의 승리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중도층은 작년 4월 총선에선 과반수가 정부 지원론에 동조하며 여당의 승리에 힘을 보탰지만, 이번엔 정부 견제론에 다수가 쏠렸다. 1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 49개 지역구에서 304만 표를 얻어 41개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기준으로 20%포인트 이상 차이로 참패한 것은 중도층 표심 이동의 영향이 컸다. 선거 전문가들은 작년 총선 때 여당을 지지했던 중도층의 다수가 대거 야당으로 지지를 바꿨거나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다중도층은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꿔왔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표심이 돌변한 것은 역대 선거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1216만명에 달했던 이번 선거는 지난 4년간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종합 평가로 볼 수 있다그동안 중도 및 보수 유권자들의 누적된 분노와 좌절이 여권에 대한 응징 투표로 표출됐다고 했다.

 

등돌린 청년들 - 2072.5%에 투표, 60대보다 높아

돌아선 강북 - 관악·금천도 우위, 강남 3구선 더블스코어

택한 중도 - 1년전 39%였던 정부 견제”, 이번엔 67%

전문가들은 중도층의 불만이 폭발한 원인은 부동산, 내로남불 등 열거하기 힘들다여당의 네거티브 공세에도 불구하고 선거 기간 동안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이상일 캐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루고 두 후보 간 공조가 원활했던 것도 중도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류재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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