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뉴욕 국제문화예술대제전에서 진주 교방굿거리춤 세계무대 첫 선
춤사위의 정교함이 황홀과 판타지에 이르게 하는 매혹이 침화(沈化)된 작품

'진주 교방굿거리춤'은 고려 문종 때부터 이어져온 춤답게 여성의 아름다움과 
복식의 화려함, 춤사위의 정교함이 황홀과 판타지에 이르게 하는 매혹이 침화(沈化)된 작품이다. 
특히 정혜윤(본명 정예자)의 춤은 표정연기에서부터 시작된 모든 동작들 하나하나가 국보급이다.
정혜윤의 춤은 인고의 노력으로 작은 울림에서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 춤의 힘의 원동력은 믿음과 배려, 성실과 느긋함에서 나오는 것 같다. 
엄청난 노력을 들여 쉽게 보여주는 예인정신이 넘치는 춤은 후대들의 귀감이 될 것 같다. 
본지 류재주 편집국장이 교방문화의 도시 진주지역에서 진주권번, 권주가, 교방춤의 진수를 
이어 나가고 있는 「진주교방문화원」 정혜윤 원장을 만났다.

 

류: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국악당,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무용단, 의정부시립무용단, 등 전국 각처의 공연장과 무용단에서 지도와 정기공연, 특별공연 등을 해 오셨는데, 특히 2007년도에는 미국 뉴욕 국제문화예술대제전에서 <진주교방굿거리춤> 공연으로 세계무대에 첫 선을 보이기도 하셨습니다. 작품활동을 해 오시면서 특이할만한 공연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합니다. 

원장: '진주 교방굿거리춤' 은 흥과 멋을 배분한 춤으로 더 이상 다듬을 필요가 없는 농익은 춤과 연희의 결정체입니다. 지금의 춤과 노래도 가수와 무용가가 최고이지 않습니까? 교방문화의 절정기였던 조선시대에도 궁중과 기녀가 행하는 예술이었음에, 교방의 문화는 최고의 기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춤 경력은 일천합니다 만은,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1960년대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무용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후 68~71년까지 일본 동경 소화여자대학교 교환교수 활동을 한 이후 1980년대에 한국무용협회 진주지부장과 진주시립무용단 초대단장, 진주예술단 총감독을 86년도에 맡으면서 부터 진주의 예술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류:정혜윤 원장님을 말할 때는 언제나 "진주교방굿거리춤"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데, 교방 춤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합니다.

원장: 교방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기생들에게 교육하고 관장했던 국가기관이었습니다.
교방이 권번으로 바뀐 것은 일제 말엽 기생조합이 없어지므로 지역마다 권번이 왕성했는데, 교방과 권번 차이는 교방은 서시와 가무악을 교육했고 권번은 가무악만 교육한 차이입니다.
옛 기생들은 시인이자, 예술가들이었다. 지금의 연예인을 버금가는 신분들이었습니다.
교방굿거리춤은 진주에 교방이라는 기생방에서 굿거리 장단으로 춤을 춘데서 시작했어요. 
제가 인간문화재 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이 우리 교방 굿거리는 900년 넘게 고려 문종 때부터 시작해서 조선조를 거쳐 오늘날까지 한 번도 맥이 끈어진 적이 없어요 저희 춤이 고려나 조선시대의 향이 나서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며 춤 중에서도 예술적 작품성이 가장 뛰어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류 : 해외공연도 많이 하셨는데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십시오.

원장 : 미국에서 4번, 호주 시드니 일본 등 해외공연이 많았습니다. 이날 평생 무용을 하면서 싸인 해달라는 것을 미국에서 처음 경험했습니다. 남녀노소가 긴 줄을 서 있는 가운데 순서대로 싸인을 해줬어요. 그만큼 우리 춤을 좋아하더라고요 전통무용은 지루하다는 얘기를 하는데 저희 교방 굿거리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구성도 다양하고 때로는 신명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류: 최근에 사단법인 "진주교방문화원"을 설립하여 원장으로 취임하셨다는데, "교방문화원"에 대하여 소개를 해 주십시오.

 

원장: 예, 제가 현재 한국전통연희진흥원에서도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연희진흥원에서 우리나라의 궁중과 전통적인 연희 춤, 그리고 인간문화재 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을 해 왔지만, 우리 고장 진주의 고유의 교방문화가 위축되고 변질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에, 올바른 <진주교방문화>를 보존하고 전수해 나가고자 교방문화만 연구하는 단체인 <진주교방문화원>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느 듯 저도 80의 나이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 교방문화에 대하여 연구해 온 저의 꿈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변질되지 않고 천대만대 그대로 전해져 내려가도록 노력하고 지방과 중앙의 무형문화재 발굴작업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방에는 아직 발굴되지 않는 아름다운 춤들이 많아서 그걸 발굴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어요. 특히 진주는 예전에 교방청이 있어서 많은 문화재가 산재되어 있어요. 논개의 얼도 있고 진주 교방 살풀이도 있어요. 이를 제대로 전승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류: 사회전반에 걸쳐 이른바 교방문화를  '기생문화'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으나 사실 진주는 교방의 도시라고 합니다. 우리 진주가 갖고 있는 교방문화의 멋과 맛의 예술사적 가치에 대하여 말씀을 부탁합니다.

원장: 교방문화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기녀들의 이미지가 왜곡되기 시작하면서 소멸되고 단지 명성있는 기녀들의 교방 춤만 전승 되어 오고 있습니다.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교방에서 전승 받은 춤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교방 춤은 한, 흥, 멋, 태를 고루 갖춘 애교스럽고 간드러진 격조 높은 춤이 교방 춤입니다.
우리의 멋과 풍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한국의 교방 춤을 어떻게 복원하고 대중화 할 수 있는 것인가는 현재 우리가 풀어야 할 하나의 숙제인 것입니다.
요즘 각 지역마다 본고장의 지역의 특색과 특산물 등을 통한 축제들을 많이 개최하고 있는데 
그러나 아쉬운 것은 어느 축제를 가도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진주는 서부경남의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고 남가람 굽이쳐 바다로 뻗고 경남의 심장부이자 위국충절과 문화예술의 터전이며 예부터 가무악의 고을로서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이를 토대로 가무악의 진수인 교방 춤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류: 진주교방문화원이 교방문화의 정신사적 가치와 문화예술사적 가치를 전승 발전시켜 문화·예술·관광의 도시 진주를 대변하는 새로운 컨텐츠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소개바랍니다.

원장: 진주교방문화를 중심축으로 전국의 교방문화와 연계하는 「전국교방문화협의체」 구성을 통해 교방문화 관광벨트 구축은 물론 진주와 평양의 교방문화는 예로부터 '남진주-북평양'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이며, 두 도시가 갖는 역사·문화적 연관성도 상당히 밀접합니다. 교방문화를 매개로 하여 진주-평양간 남북문화교류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류: 원장님은 제1회 경남예술인상, 진주시문화상, 88올림픽 개폐막 공연유공자 표창도 수상하셨습니다.  끝으로 본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원장: 예로부터 진주는 문화예술의 도시였으며 지금 또한 그러합니다. 지역 문화의 독창성을 찾아 활발한 연구 활동과 홍보활동이 더욱 요구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진주 교방 춤의 다양한 문화콘텐츠 연구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며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교방 춤의 발전을 위하여 더 한층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대담 : 편집국장 류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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