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자윤 한의원 대표원장 양준모

 

최근 각종 매체에서 침향 공진단과 같이 침향 제품들을 선전하는 일이 많아졌다. 유명한 제약회사의 제품도 있고, 언론에 자주 나오는 한의사가 선전하는 사례도 있다. 침향에 각종 이로운 효능이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사실일까?

 

우선 침향이 무엇인가 알아보자. 용연향, 사향과 함께 3대 향으로 꼽히는 침향은 침향나무의 수지(樹脂)가 침착(沈着)된 수간목(樹幹木)을 사용하여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고 있다. 기운을 안정시키며 각종 이로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약용 이외에도 부처님과 하나님께 바치는 최고의 향이고, 왕족이나 최고위 갑부만이 사용하며, 삼계(三界)의 영기(靈氣)를 모두 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는 등 금보다 비싼 약재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그렇게 비싼 침향을 우리가 어떻게 쉽게 접하냐는 것이다.

 

본래 한국에서 인정했던 침향은 아퀼라리아 아갈로차(aquilaria agallocha)라는 품종으로 현재 진 침향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귀하고 신비한 약재로서 생산량이 워낙 적어 가격을 떠나 구하기가 힘들며,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수출은 제한되고 있다. 이 외에도 침향이라고 유통되는 품종이 더 있긴 하지만, 1995년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인도네시아의 요청에 따라 아퀼라리아 말락센시스(A. malaccensis)라는 품종이 침향에 등록이 되었다. 한편, 중국에서는 안젤리카 시넨시스(A. sinensis)라는 품종을 침향으로 인정하는 백목향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다.

 

이들 중에서 인도네시아가 요청한 아퀼라리아 속의 말락센시스(A. malaccensis) 품종은 이전까지는 한국에서 인도네시아산 침향이라는 이름의 유사품으로 유통되던 품종으로, 침향을 불태우면 천상의 향이 난다는 말이 무색하게 악취가 나고 두통과 구토가 나긴 하지만, 국제협약(CITES) 등재를 근거로 한국에서 식품용으로 수입되어 유통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요청에 따른 이 재료(A. malaccensis)를 침향이라고 해도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으로 수록된 만큼 거짓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다만, 약재가 아닌 식품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아무래도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이라면 두통, 구토 등이 우려되니 사전에 품종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필자는 진료에 있어 침향을 다루지는 않지만, 여러 곳에 알아본 바로는 소위 진 침향으로 침향 공진단을 만들고 처방하는 곳은 드물다. 팁이라면 침향을 어느 나라에서 수입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