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9단의 인문학적 의미
태권도 수련체계의 최고의 품계(品階)인 9단 대사범님들에게 대한 각별한 예우와 함께 복지문제등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할 것을 국기원 당국에 건의 드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태권도 9단은 인고의 세월 속에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난관을 극복하고 자아를 실현하여 지엄한 실기와 학문의 절차를 통해 수여하는 태권도인 최고의 명예이고 상징입니다.
그리고 태권도 9단은 태권도를 수련하는 국내외 수련생들에게는 꿈과 희망이며 도전의 성취입니다.
먼저 숫자 ‘9[九]’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신비가 담겨져 있으며, 예부터 사람들은 “언(言)은 의(意)를 다 나타내지 못한다.” 하여 신비한 수(數)에다 철학관과 우주관, 심리적 상태 등을 함축시켜 무도인의 최고경지인 입신으로 태권도 9단의 자격을 부여 하는 것입니다.
동양의 신화에서는 신의 거처로써 하늘을 아홉으로 나누어 그중에서 가장 높은 신이 거주하는 하늘을 아홉 번째 하늘, 즉 구천(九天)이라 하였고...
서양에서도 9를 중요한 숫자로 여겼음을 의미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I"m on cloud nine(직역: 나는 아홉 번째 구름 위에 있다)”은 ‘기분이 너무너무 좋다’는 뜻으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최고로 좋을 때 쓰는 표현이고, 산스크리트어에서도 9가 최상급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히브리어에서는 불가사의한 힘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숫자 9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위와 같은 사례들을 종합하여 그 상징적인 의미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여 태권도 9단의 의미를 유추해 보겠습니다.
첫째, 태권도 9단의 의미에는 태권도 입문의 힌 띠에서부터 시작하여 단계적 순서에 따른 ‘최종’의 단계로 ‘최상’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알타이어족의 천계신화(天階神話)에 의하면 하늘은 9층으로 되어 있는데, 천상의 신들이 수직선상에 배치되어 각 층을 다스린다고 보았으며, 고구려 시조 주몽은 평양에 도읍을 정하고 궁궐을 지으면서 구제궁(九梯宮)을 세웠습니다.
이러하듯 9의명예와 함께 태권도 9단 대사범님을 ‘일인지상 만인지하’로 지극히 높여 모셔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둘째, 태권도 9단은 인간 완성을 위한 완전수로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미국 신화학자인 조셉 켐벨(Josept Campbell)은 『신화의 힘』에서 아홉이란 숫자가 “통상적으로 세계의 거룩한 어머니 및 세계의 신들과 결합된 수”라고 하였으며, 『주역(周易)』에서는 1건(乾)이 8곤(坤)과 합하여 9수(數)를 이룬다고 하였습나다.
이처럼 서양 언어의 어원과 동양 고전의 역리(易理)에서 9라는 숫자는 완성을 통한 새로움의 시작이란 뜻을 지닌 것으로 이해할 때 태권도 9단의 대사범님들은 제자를 훈육하고 스승으로 또 다른 태권도에 ‘새로운 시작’ 입니다.
셋째, 사람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자 할 때 갖추어야 할 ‘덕목(德目)’의 수를 ‘9’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율곡 이이(李珥)선생은 성리학의 입문서인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군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구용(九容: 아홉 가지 몸가짐)과 구사(九思: 아홉 가지 마음가짐)에 대해 논한 바가 있습니다.
[다음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