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의 소리
텅 비었으되 비지 아니하고
다 있으되 비어있는 공간에
자연 속의 맑은 발자국 소리
떠남과 기다림의 소리로다
하늘이 열리고
꿈속의 무지개도 열리는
나이와 동화되는 황혼의 창에
애환서린 심원의 세계가 열린다.
그 품 안에서
한가롭게 여울이 지고
당신과 나 밤새 사랑한
성스런 온기는 아직도 따스한데
소리와 뜻이 어울려
하늘 땅 산천초목
뼛속까지 빈 진공
가고 옴이 묘연한 자연의 세계가
둥그런 우주 허공으로
있음과 없음이 맞부딪치며
만유의 웃음 띤 그 눈빛이
바로 허공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