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토의 법칙을 아나요?”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는 파레토 법칙으로 집중력을 안내하고자 질문을 던졌다. 요즘 아이들은 교사 수준 이상의 정보를 지녔을 수도 있기에 필자의 수업은 질문부터 시작한다.

“네? 파레트는 알아요.”

파레토의 법칙을 전혀 모르는 눈치다. 그래서 아이들이 잘 아는 것에서부터 도덕수업을 시작하기로 한다. 파레트를 토의 주제로 정했다. 수채물감이 짜여진 파레트를 보여주면서 이 파레트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찾아보자고 하였다. ‘아무말 잔치’처럼 브레인스토밍기법을 사용하여 발표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었다.

“준비성을 배웁니다. 미리 물감을 짜 두고 준비를 해야하는 것입니다.”

“이웃 친구를 잘 만나야 합니다. 아무래도 옆 칸의 색이 넘어옵니다.”

“비비고 문질러야 친해집니다.”

“각자의 영역을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한 가지 색을 파레트 여기저기에 다 문지르면 다른 색을 쓸 자리가 부족합니다.”

“붓이 있어야 그림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물감과 파레트가 있어도 붓이 없다면 그림을 그릴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함께 서로 도와서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주 씻어야 하고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참 다양하다.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담자는 말이 잘 통하는 거다. 하지만 전원이 발표하는 건 아니다.

“발표를 몇 명만 하네요? 이를 전체 의견으로 봐도 될까요?”

의도적으로 전체를 차례대로 발표시키지 않으면 4~5명의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발표에 참여하는 편이다. 전체의 의견으로 채택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다수결로 결정하자고 한다. 약 20% 아이들이 낸 의견 중에서 전체의 의견이 채택될 때가 많다. 파레토의 법칙이다. 20%의 아이들에 의해 교실 분위기가 80% 좌지우지될 때가 많다.

파레토의 법칙은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세상은 공평한 게 아니라고 아이들이 따진다. 20%의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80%의 친구가 청소를 대충하고 갔는데 어떤 아이들은 나머지 80%의 청소를 했네요.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엄마는 너무 틔지 말라고 하셔요. 아마 내가 나머지 청소를 했다고 하면 바보라고 하실걸요?”

우리 주변에는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선택과 집중의 순간들이 파레트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집중해서 많이 쓰이는 물감은 파레트의 넓은 면을 선택하고 조금 쓰일 색깔은 좁은 면에서 다루어진다. 모든 색이 다 쓰이는 것도 아니다. ‘옷장의 20%의 옷이 80% 즐겨 입게 된다.’, ‘인간의 뇌도 평생 20%만 사용한다.’는 말이 있다. 마음을 잠깐 멈추고 긍정적 이득인지 부정적 이득인지 잘 생각한 후에 선택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파레트로 파레토 법칙을 이해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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