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정찬기오교육학 박사/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논설위원 정찬기오교육학 박사/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2학년 학생들은 코로나19로 1년 또는 2년이라는 시간을 대부분 온라인 수업으로 힘들었다. 3학년 학생들이 직면한 2022학년도 대입 정시는 변화가 많아서 더욱 힘들었다. 서울대의 인문대학은 모든 학과가 통합 선발하는 인문 계열(광역)이 작년 46명에서 올해 79명을 선발하고, 전기·정보공학부는 작년 44명에서 올해 53명을 선발한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 9개 대학은 2022년 정시에 40% 이상을 선발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2022학년 정시에서 모집 단위별 인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대학이다. 전기전자공학부는 작년 31명에서 올해 62명으로 2배 늘었다. 경영대학은 작년 44명에서 올해 97명으로 늘었다. 연세대의 정시 비중은 작년 35.6%에서 올해 43.6%로 늘어났다. 의예과는 작년 26명에서 올해 44명, 전기전자공학부는 작년 62명에서 올해 77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대입 공정성 강화를 위하여 서울의 주요 16개 대학에 2023학년까지 정시 비율을 40%로 확대하도록 했다. 경희대, 광운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중앙대는 2023학년 정시에서 40% 이상 선발할 예정이다. 고2 학생들이 입학할 2023학년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일부 학과에 지역 균형 전형을 도입해 정시 비율을 39.99%로 맞췄다.

가군에 몰린 약대는 의학전문대학원처럼 대학 2학년을 마치고 편입하는 2+4년제였는데,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아 2022학년부터 의대처럼 학부에서 선발하는 6년제가 됐다. 올해부터 37개 약대에서 1,951명을 선발하니까 자연 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선택지는 더 늘었다. 약대의 신설은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는 물론, 약대 편입을 고려해 생명과학·화학 등 자연과학대로 지원하던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약대는 역시 서울대다. 경희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까지 5개 약대가 전통이 깊고 동문이 많은 약대로 손꼽힌다. 역사는 길지 않으나 연세대 약대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수시 최초 합격자를 발표하면 다른 곳 합격 등의 이유로 등록하지 않는 인원이 생긴다. 몇 차례에 걸쳐 계속 충원해도 마지막 합격자 발표 후 등록하지 않는 인원은 항상 나온다. 따라서 수시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면 그만큼 정시 선발 인원이 늘어난다. 2022학년 정시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수시 이월 인원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수시 이월 인원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은 영어다. 영어 1등급의 비율은 2021학년 수능에서 12.66%였는데, 올해 수험생들이 본 6월 모의평가에선 5.51%, 9월 모의평가에선 4.87%였다.

올해는 교차지원이 가능한 첫해라서 6월 모의평가를 본 고3 자연 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문계로 교차 지원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더니 약 30%의 학생들이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서울대 간호대와 의류학과는 '기하' 혹은 '미적분'과 과탐을 선택하는 유형Ⅱ로 50%를 선발하고, '기하' '미적분' '확률과 통계' 중 택 1, 사탐과 과탐 구분 없이 택 2 하는 유형Ⅰ로 50%를 선발한다. 작년까지는 자연 계열 학생들의 수학 점수가 낮았기에 유형Ⅰ에서 인문 계열 학생들이 대부분 선발됐다. 그러나 2022학년 수능부터는 자연 계열 학생들의 수학 점수가 더 높기에 유형Ⅰ에서 자연 계열이 더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내년이 되면 교차지원이 더 활발하게 일어날 것도 예상한다. 따라서 고1, 고2 학생들은 올해의 입시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귀띔할 수 있다.

정시는 가·나·다 군을 모두 지원할 수 있다.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처럼 한 군에서 모든 모집 단위를 선발하거나, 성균관대, 한양대처럼 두 군에서 선발하거나, 중앙대처럼 3군에서 분할 모집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들이 군을 이동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서울대가 군을 바꾸면 상위권 대학들이 연쇄적으로 군을 바꾼다. 2022학년 서울대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하면서 고려대와 연세대는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한다.

서울대 미대와 홍익대 미대는 둘 중 하나만 지원할 수 있으니 미술 전공자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이화여대는 미술 계열을 가군에 남겨 나군의 서울대·홍익대 미대를 지원한 학생들의 지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안정·적정·소신을 각각 한 군에서 원서 한 장씩 배치하는 것이다. 재수를 피하고 싶을 때는 안정 1장, 적정 2장을 쓰면 대부분 합격하며, 적정 2장, 소신 1장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치과 대학의 경우에 가·나군에서 안정과 적정의 조합을 해보면, 2022학년 서울 지역의 치대는 가군에 연세대 치대, 나군에서 경희대 치대와 서울대 치대가 있다. 가군에서 연세대 치대를 적정으로 쓰면 나군에서 서울대 치대를 소신으로 정하거나 가군에서 연세대 치대를 적정으로 쓰고 나군에서 경희대 치대를 안정으로 쓸 수 있기에 정시에서 중요한 것은 군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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