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별
오락가락하는 비가
기분을 흔들어 놓는 날에
버스를 타고 해운대를 갔다.
바닷바람 맞고 서있는
동백에 숨겨진 사연이 있어
행여 그를 마주칠까 봐
괜히 가슴 졸이다가
삐딱해진 마음이 혼란했다.
얼마 전에 갔을 때는
만남이 그렇게 설레더니
뜨겁던 여름이 끝나면서
마음도 식어버린 것 같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불같이 타오르던 관계도
소낙비를 맞아 꺼진 불처럼
차갑게 변한 재 같은 사연과
흔적을 지우려고만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