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요 갤러리’ 최현대 도예가를 만나

 

‘일월요 갤러리’에 들어가는 순간 이 세상과 다른 우주의 아름다운 어느 곳으로 시간 이동을 한 느낌이었다.

폐선박의 나무판자와 도자기로 함께 만든‘영원한 항해’시리즈와 실험한 도자기 그릇으로 만든‘오늘 내가 들은 노래’시리즈, 그리고 도예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실험하고 연구한 작품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리의 왕국이었다.

최 도예가는 천국과 극락을 비유로 들기도 했다.

최현대 도예가

1993년 도예 입문

1997년 고 신정희 선생님 문하 수학

1998년 일월요 설립, 자연유 연구 시작

2002년 오! 달과 백자전

2009년 분청사기 영기문 작업

2011년 우주유 작업 시작

2017년 '밥의 미학Bop's aesthetics'창안

2018년 '지구의 미학Earth aesthetics'창안

2021년 11월 20일 최현대 도자展ㅡ우주를 품다

2021년 현재 일월요 CEO

 

최현대 도예가
최현대 도예가

 

는“최현대 도예陶藝 30년, 우주를 품다” 전시회를 최근에 가졌다.

“그릇은 크고 작은 유형有形과 무형無形 모든 담는 것의 이름이며,

그릇은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 미학의 중심이며,

그릇은 한 생명을 또 다른 한 생명에게로 옮기는 배며,

그릇은 문화와 삶의 척도“라고 말하며.

“흙은 모든 질료의 종합체이다.

우리도 흙으로 만들어 졌으며 우리의 인식 작용과 감각 작용 또한 흙의 산물이다.

우주의 본질과 생명의 근원에 대한 깊은 사유와 해답이 흙 안에 있다“고 말한다.

지난 전시회는 30년간 연구하고 실험한 500여점을 전시했다.

백자 분청사기 등 전통 기법의 도자기와 재유灰釉 사유砂釉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법의 도자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름다운 작품은 우주유宇宙釉라는 유약의 도자기였다.

우주유宇宙釉는 유약 실험을 해서 얻은 1천여 가지의 유약을 작품에 구사하면서 붙인 이름이란다. 타서 재가 되면 모든 것이 끝이라 생각하지만 그 재를 고온에서 녹이면 유리琉璃가 된단다. 그 변화무상하면서도 다양함이 “우주 그 자체였다.”고 했다.

타서 재가 되면 모든 것이 끝이라 생각하지만 최 작가는 그 재가 사유의 시작이란다.

도자기의 역사는 토기 청자 분청 백자로 이어졌는데 그 분류 방법은 흙이 기준이었다.

청자 흙으로 만들면 청자, 백자 흙으로 만들면 백자로 구분하였다. 백토 즉 카오린보다 더 좋은 소지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흙으로 진화하지 못한다. 백자에 채색자기 형식으로 진화해 갔고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 세계의 도자기는 채색자기를 뛰어넘는 진화된 도자기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채색이 아니고 유약의 시대다. 그는 우주유라는 새로운 장르의 도자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차세대 도자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21세기 산업혁명의 대전환기인 우리시대에 맞는 미학적 기준이 정립 되어 있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모순되고 부조리하고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다. 며

2017년 밥의 미학을, 2018년 지구의 미학을 창안했으며 이 두 개의 미학을 도자기 미학으로 뿐 아니라 아름다움을 보는 우리 시대의 중심 미학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고 말한다.

⬕ ‘밥의 미학’Bop's Aesthetics은

“밥의 곡식과 채소와 과일은 나 아닌 타자를 위해 존재한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내가 아닌 남을 살리는 데 있으며 그 이유로 끝없이 생을 거듭한다.

이제 맛을 즐기고 탐하는 마음을 넘어 맛으로 전하는 그들의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 며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의 대명사인 밥을 먹으면서 그 마음을 깨닫고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아름다움이라 정의하며 이것을ㅡ‘밥의 미학’Bop's Aestheticsㅡ 이라 한다“ 고 했다. 또 자신이 창안한 “밥의 미학 이전을 '차의 미학' 시대라 칭하며 밥의 미학은 차의 미학을 포용한 개념의 미학이다.”라며

“차의 미학은 뭔가 특별하여 쉽게 접하기 어렵고 그 아름다움이 쉽게 접근 되지 않는다. '밥의 미학'은 하루 세끼 밥을 먹으면서 밥이 주는 이타적 마음을 느끼고 깨닫기만 하면 우리는 최고의 아름다움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세상의 모든 불합리한 요소를 치유하고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의 동력을 얻어낼 수 있다. 이것이 '밥의 미학'을 창안한 이유이다. 고 말했다.

⬕ ‘지구의 미학’Earth's aesthetics은

“지구의 미학 이전을 '달의 미학' 시대라 칭하며, '지구의 미학'은 달의 미학을 확장하고 포용한 미학 개념이다. '달의 미학'은 지구 안에서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적 미학 개념이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달을 본다. 달은 미학적으로 진리와 깨달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달을 본다'는 것은 절대적 가치를 본다는 것임과 동시에 우리라는 공동체의 인식이

참이라는 믿음을 준다. 그러나 그 믿음은 우리가 아닌 다른 공동체에서도 그런 믿음을 주어, 나도 옳고 너도 옳음으로 분열과 갈등이 생겨나는 것이다“하고

“'지구의 미학'은 지구 밖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인식적 미학 개념이다.

인류가 지구 밖으로 나갔을 때 지구는 아름답고 푸르며 국경이 없는 완전한 하나의 운명 공동체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우주 어느 외곽의 조그만 행성에 살고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으며, 또한 광대한 우주로의 의식적 확장을 경험 하였다. 따라서 우리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확장 되어야 하며, 그 넓어진 시각으로 우리와 우리의 일들을 바라보아야한다“ 는 것이다. 이에 ‘지구의 미학’ 개념을 창안한 이유라 한다.

 

최 작가는

“나는 예술가로서 모순과 부조리함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 이르는 긴긴 사유의 시간을 보냈다. 하여, 내가 사랑한 크기만큼 내 실존적 현실적인 아픔의 크기도 컸다.

그러기에 인내는 나의 가장 빛나는 벗이 되었다. 그리고 유연해졌다.

완강함에서 받아들임으로 단죄함에서 포용함으로 나아갔다.

또 스스로 아름다워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내가 그릇이 되었을 때 내가 만든 그릇은 비로소 그릇이 되었다“ 고 말하고

“나는 그릇으로 인류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다.

인류를, 세상을, 시대를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가기 위해 작업 한다.

우주의 본질은 사랑이며,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으로의 혁명!,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 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가가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작품 하나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살아 남아야하는데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 동안 먹고 살아야 하는 일이 막막한 것이다. 특히나 도자기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에술 장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격는다. 빚에 쩢기고 공과금에 쫒기고, 도자기 만드는 일보다 생활과의 싸움이 힘겨워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계인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그것조차 도자기 만드는 과정이 되고 나 스스로가 “나는 도자기다”라고 선언하게 만들었다. 생활고를 견디고 버티는 것이야말로 도자기를 만드는 최고의 경지라 생각한다. 죽음에 가 닿는 힘겨움에서 견디고 살아남아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져서 끝내는 나를 이기고 나를 넘어서는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지나왔다. 나는 준비 되었다. 도자기의 길에 들어선지 30년

이제야 출발선으로 나왔다“고 말을 마친다.

[대담·인터뷰: 편집국장 류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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