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좋은 사과로 학교 급식 납품 목표
하고 싶은 사과 농사 지어 힘들지 않아

진혁석, 신현점 부부는 9년 전 명석면 계원리에서 진주 1호로 사과 농사를 시작했다.
진혁석, 신현점 부부는 9년 전 명석면 계원리에서 진주 1호로 사과 농사를 시작했다.

진주 명석면 계원리에서 9년 전 사과농사를 시작한 진혁석, 신현점 부부는 ‘광제산 사과농원’을 함께 운영한다. 부부는 진 대표의 고향인 명석면에서 진주 최초로 사과농사를 시작해 현재 9년 차가 됐다. 진 대표는 “내가 평소에 워낙 사과를 좋아해 살아생전에 사과농사를 해보는 게 꿈이었다. 또 평생 사업을 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농사를 짓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진주 명석면 계원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군 제대 후 부산으로 올라가 결혼 하고 큰아들이 태어난 후 다시 진주로 내려와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35년 전 창업한 LPG사업을 농사와 함께 하고 있다. 진 대표는 “사과농사를 시작할 때 힘든 점이 많았다. 진주에 사과농장이 한곳도 없었고, 나 또한 사과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 그래서 지인에게 도움을 청해 밀양얼음골에서 사과묘목을 가지고 와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 대표가 명석에서 농사를 시작할 당시 주위에서 진주에선 사과농사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사과농사 짓는 지인을 초대해 토양 검사와 기후 조건 등을 철저히 조사했고, 가능하겠다는 답변을 들어 바로 시작했다. 진 대표는 “사과묘목을 심은 뒤에도 농사에 대해서 몰랐다. 그래서 지금도 문제가 생기면 밀양에 전화해서 도움을 받는다. 사업과 병행하다 보니 아직 초보농부다”고 말했다.

△ 9년 전 진주 1호 사과농원, 주위 도움으로 정착

진주에서 1호 사과농원이라 진 대표는 어려움점이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어 어려움을 극복했다. 최근엔 경남농업기술원 성남상 씨가 진 대표 농장에 자주 와서 기술교육과 문제점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진 대표는 “사과농사에만 집중 했다면 초보농부에서 벗어났겠지만 사업과 병행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여러 사람들 도움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고 농원도 순조롭다”고 말했다.

사과농사 수확은 10월~11월이다. 하지만 수확을 위한 준비까지 합치면 1년 농사다. 4월 중순 꽃이 피면 열매를 키우기 위해 적화를 한다. 적화도 한 번에 하지 못해 열매가 열리기 전까지 계속 한다. 진 대표는 “꽃이 한번에 3~5개 정도 나오는데 1개만 남기고 솎아준다. 또 시기가 조금 지난 뒤에 건강한 열매를 달 수 있는지 확인하며 적화를 하기 때문에 천천히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5월~6월에는 사과열매를 마무리한다. 좋은 열매는 두고 상품이 안 되는 것들을 제거해 품질을 높인다. 이후 6월부터 10월까지 농장 풀 제거를 해준다. 예초기로 약 5회 정도 풀을 제거해야 나무도 건강하고 땅도 건강해진다. 진 대표는 “제초제를 사용하면 편하겠지만 땅과 고객들 건강을 생각해 사용하지 않는다. 예초기를 사용하는 게 상당히 힘들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프스오토메는 작고 귀여운 사과지만 비타민C는 일반사과의 10배가량 들어있어 많은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 알프스오토메는 작지만 효능은 듬뿍

현재 광제산 사과농원에서 키우고 있는 사과는 2종류다. 일반 사과와 함께 알프스오토메라는 미니사과를 함께 키운다. 이 사과는 10월에 수확한다. 이후 11월초 일반 사과를 수확해 11월 20일 경이 되면 모든 수확이 끝나고 저온창고에 사과를 저장한다. 진 대표는 “알프스오토메는 미니사과로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사과의 효능을 듬뿍 담고 있는 품종이다”고 말했다.

이후 수확이 끝난 11월 말부터는 반사필름 제거, 약줄 제거를 하고 전정을 시작한다. 품질 좋은 사과 열매를 위해서는 나무의 전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진 대표는 “아직 초보자라서 1주에 30분 이상 걸린다. 그래서 3개월가량 전정을 계속해서 이제야 끝냈다. 그래도 해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3월까지 전정을 끝내고 다시 올해 사과농사를 시작한다. 이런 과정이 지나야 좋은 사과가 나오기 때문에 진 대표 부부는 1년 농사계획을 철저히 세워 준비한다.

사과를 저장하는 이유는 일손이 부족해 한 번에 수확·판매가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시골엔 일손 구하기가 힘들고, 또 부부가 직접 하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다. 진 대표는 “요즘 인건비가 가파르게 올라 비용이 많이 든다. 이 외에도 사람 자체를 구할 수 가 없는 것도 이유다. 수확해 저장해두고 명절까지 판매를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인건비 말고도 농사짓기 힘든 부분이 있다. 진주엔 사과농원이 많이 없어 포장지를 하나 사려고 해도 밀양이나 거창까지 가야되는 경우도 있고, 정보교류를 할 농가들이 부족해 모든 걸 독학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양파와 마늘 등과 다르게 지원 정책의 부족도 있다. 진 대표는 “아무래도 사과농가가 없다보니 지원 정책이 아직 활성화가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모든 걸 자부담으로 해야 되는 점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주시에서 노력해주는 점은 고맙다는 표현도 한다. 퇴비 신청을 한 만큼 지급이 안 되도 시청 담당자가 구해주려는 노력으로 추가 지급을 해주기도 한 부분은 고맙다고 한다. 진 대표는 “부족하지만 어떻게든 진주에서 사과농원을 이끌어가고 있다. 진주시에서도 지원을 늘려 사과농장이 늘어난다면 서로 협력하며 농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광제산 사과농원은 진주공판장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다. 신현점 씨가 블로그를 운영해 인터넷 주문을 받고 진 대표는 시기에 맞춰 공판장에 사과를 출하시킨다. 진 대표는 “현재 진주 공판장에 타 지역 사과가 많이 나온다. 아무래도 진주지역에 사과농장이 없다보니 단가가 괜찮다고 생각해 가지고 오는 것 같다. 물량은 많이 나오지만 우리농장 사과 품질이 좋아 괜찮은 단가가 나온다(웃음)”고 말했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사과를 판매하고 싶다

진 대표는 인터뷰 하는 동안 늘 웃는 모습이다. 원하는 농사를 지을 수 있어서 그렇단다. 농사에 점점 적응하고 있는 진 대표 부부의 다음 목표는 학교급식이다. 그래서 GAP인증을 준비하고 있고, 사과 품질을 더욱 신경 쓰고 있다. 진 대표는 “내가 먹을 수 있는 사과를 고객에게 판매한다. 또 돈 때문에 아닌 즐겁게 짓는 농사기 때문에 품질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 같다. 앞으로 미니사과를 학교 급식에 넣는 게 목표라 농사에 더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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