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축구협회 박은경 회장 지난 3월 취임
축구협회, 임원들 회비 걷어 사비로 운영돼
박 회장 “진주시, 스포츠에 관심 가져야해”
진주, 축구인프라 구축되면 경제활성화 기여

진주시축구협회 박은경 회장

진주시축구협회 박은경 회장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해 한양대학교를 거쳐 주택은행에서 1990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진주시축구협회 박은경 회장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해 한양대학교를 거쳐 주택은행에서 1990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진주시축구협회 박은경 회장은 “수많은 축구인들이 진주축구 인프라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와 현재의 진주축구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박 회장은 “수십 년 전 맨땅에서 축구하던 시절엔 진주가 운동장이 잘되어 있고 기후조건도 좋아 전지훈련의 메카로 불렸다”며 “MBC축구대회 같은 규모가 큰 대회도 수시로 유치되어 경남축구를 대표하는 곳이 진주시였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의 진주축구는 그때와 다르다며 박 회장은 “진주에서 실질적으로 사용가능한 축구장이 문산 A·B경기장, 보조경기장, 모덕경기장 밖에 없어 전지훈련을 오는 팀이 없다. 또 전지훈련을 온다고 해도 수용이 불가능하다. 문산에 있는 천연잔디구장은 보수가 필요한 곳이지만 몇 년째 그대로 방치되어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진주시가 문화와 예술의 도시지만 ‘스포츠’라는 문화에는 무관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진주시축구협회는 지자체 지원 없이 임원 및 회원들이 직접 사비를 걷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고성군, 남해군, 합천군은 스포츠파크와 같은 시설이 완벽하게 조성되어 있고 팀 합숙까지 지원해주는 지자체도 있어 사시사철 전지훈련 열기로 뜨겁다고 강조했다.

진주축구에 대해 박 회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진주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스포츠가 축구다”며 “진주는 타 지자체보다 많은 엘리트팀을 보유하고 있어 축구 인프라까지 구축된다면 옛 축구명문도시의 명성을 되찾고 전지훈련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진주시축구협회 회장으로선 “진주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축구인들이 화합해야 한다”며 “진주시축구사랑연합회와 교류 및 통합을 통해 축구계가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13대 진주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해 진주축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은 취임식 모습.
박 회장은 지난 3월 13대 진주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해 진주축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은 취임식 모습.

 

△진주시축구협회 회장이다.

-진주시축구협회 13대 회장으로 지난 3월 취임했다.

△축구협회장이라면 축구를 했나.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이후 한양대학교를 거쳐 주택은행에서 1990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가 은퇴했다.

△늦은 나이에 축구를 시작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고등학교 진학을 마음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성적이 부족했다. 당시 진주고등학교만 원했기 때문에 진학이 힘들다는 말에 많이 방황했다. 그러다 우연히 진주상업고(현 경남정보고) 축구부 모집 현수막을 보고 평소 체력엔 자신이 있어 호기심에 시작했다.

△원래 운동하던 사람도 아닌데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노력했다. 우리끼리 ‘365계단’이라 부르는 훈련이 있다. 1학년 때는 1번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도 힘들더니 3학년 땐 11번을 해도 거뜬했다.

△한양대 시절은.

-고등학생 때 한양대에서 진주로 전지훈련을 자주 와 한양대가 실력이 좋은 팀이라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양대 진학을 원했는데 다행히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 한양대에서 뛸 수 있었다.

한양대에 들어가선 포지션 경쟁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다. 보통 포지션마다 선수 5명이 경쟁하는데 그 경쟁에서 이겨야만 선발출전할 수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3년6개월 동안 매일매일 새벽, 오전, 오후, 저녁 하루 4번 운동했다.

△주택은행 시절은.

-주택은행에서 1990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 은퇴했다. 선수로 뛸 때 동료들과 함께 우수한 성적을 많이 거뒀다. 당시 주택은행에선 선수가 성적을 거두면 은행에 입사할 때 치르는 시험 4과목 중 2과목을 면제 시켜주어 은퇴 후 주택은행 입사를 위해 공부했다.

하지만 운동만 하던 내가 경제용어 가득한 은행 관련 공부를 하려니 어려웠다. 그래서 공부를 통해 이해하기 보단 책 2권을 통째로 외우는 것을 선택했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이 걸린다는 시험인데 한 번만에 시험에 합격, 서울에서 근무하게 됐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정말 독하게 외웠던 것 같다.(웃음)

△근무지가 서울인데, 언제 내려왔나.

-운동을 하다 보니 어릴 때부터 단체생활을 했다. 또 한양대학교부터 주택은행까지 축구를 하며 타지에서 있었다. 은행근무도 서울에서 보냈다. 그래서인지 항상 고향 진주가 생각나 1992년에 대리 직급을 달고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어 진주로 내려와 근무를 시작했다.

△취미활동으로 축구는 계속 했나.

-축구선수로 활동할 때 너무 고생을 해 축구공도 쳐다보지 않았다. 세계적인 축제 월드컵에도 관심이 없었을 정도다.

△그럼 어떻게 진주시축구협회장을 맡게 됐나.

-진주에 내려왔을 때 진주시축구협회장을 맡아달란 제의가 있었다.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축구에 관심을 끊었기 때문에 계속 거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의가 들어오며 비축구인이 축구협회를 이끌어 나가기 힘든 점 등을 듣고 축구인으로서 외면할 수 없어 13대 회장을 맡게 됐다.

△축구협회가 하는 일은.

-축구대회 및 전지훈련을 유치해 관장하고 진주시 엘리트·생활 축구팀 및 클럽을 지원한다.

△힘든 점은 없나.

-과거 진주는 축구명문도시로서 경남축구를 대표하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서 명함조차 내밀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다.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축구장이 문산 A·B경기장, 모덕경기장, 보조경기장으로 4개소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규모 있는 대회 및 전지훈련을 유치하기 힘들다. 또 축구협회가 임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어 재정상 어려움도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진주는 축구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수많은 축구동호인 및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사진은 창원웅남주민운동장에서 생활축구를 즐기는 동호회(Team.joas).
타 지역에 비해 진주는 축구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수많은 축구동호인 및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사진은 창원웅남주민운동장에서 생활축구를 즐기는 동호회(Team.joas).

 

△타 지역은.

-인근 고성, 남해, 합천을 보면 스포츠파크 및 축구장이 완벽히 조성되어 있다. 또 전지훈련 오는 팀을 유치하기 위해 숙박비를 지원하는 지역도 있다. 축구 인프라가 잘되어 있으니 그곳에서 대회가 열리고, 축구팀들이 전지훈련을 가는 것이다.

△진주도 가능하나.

-전지훈련은 축구선수와 코치 및 감독들, 그리고 선수들의 부모님까지 보통 함께 움직인다. 70~80명 인원이 훈련기간 동안 식사를 하고 숙박을 하는데, 타 지역보다 축구 인프라는 약해도 숙박 및 식사 같은 이외의 것은 진주가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주에도 축구 인프라만 구축된다면 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가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숙박 및 식사는 다른 괜찮은 지역도 많다.

-진주는 7개의 축구엘리트팀이 있어 타 지역보다 많은 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따뜻한 날씨 등 축구하기 최적의 기후조건을 갖춘 곳이다. 또 전지훈련 및 대회를 위해 선수 및 관계자들이 방문하면 놀거리, 볼거리도 중요하다. 진주는 이러한 부분에서 타 지역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협회장으로서 목표는.

-진주축구가 많이 위축돼 있다. 그동안 체육시설 투자가 부진했고 이로 인해 체육인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진주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축구인들이 화합해야 한다. 진주시축구사랑연합회와 교류해 통합을 추진, 축구계가 화합하는 것을 중요하다. 또 진주에 축구 인프라를 구축해 1만 진주축구인의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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