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국가대표 중 유일한 경남출신
조광래 이후 사십년 만에 월드컵 선수로 뽑혀
스웨덴전서 태클시도 페널티킥 유발, 골 헌납
경기 후 인터뷰서 미안한 마음에 눈물 쏟기도

김민우 선수는 진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언남고등학교-연세대학교-사간도스(J리그)-수원삼성블루윙즈를 거쳐 현재 상주 상무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민우 선수는 진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언남고등학교-연세대학교-사간도스(J리그)-수원삼성블루윙즈를 거쳐 현재 상주 상무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에서 진주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축구선수가 있다. 국가대표선수 중 유일하게 경남출신인 진주의 아들 김민우 선수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28살인 김민우 선수는 진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5학년이 되던 해에는 서울로 올라가 기숙사와 친구집에서 머물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갔다.

김민우 선수는 꿈을 위해 서울에 소재한 언남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언남고 축구부는 2001년 창단한 이후 1년 3개월여 만인 2002년 9월 추계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명문으로 떠올랐으며 지금은 전통 강호로 변모해가고 있는 축구부이다. 그는 언남고 시절부터 서용덕 선수와 함께 주축으로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언남고를 졸업하고는 연세대학교에 진학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힘든 어려움도 있었다. 17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본선을 3일 앞두고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치료기간이 약 8개월이나 걸렸다. 어린마음에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해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어려움은 또 찾아왔다. 연세대학교 2학년 재학 중에 PSV 아인트호벤 입단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다가 입단 테스트에서 탈락하고 연세대에서도 이 이유로 퇴출당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PSV 입단 실패, 연세대 퇴출, K리그 드래프트 미신청 등으로 소속팀이 없는 신세가 된 김민우 선수의 선택은 일본 J리그 디비전 2의 사간 도스 입단이었다.

입단 첫 시즌부터 주전 전력에 포함되어 24경기에 출전한 김 선수는 4득점을 올려 가능성을 보였으며, 이듬해에는 7골을 넣어 팀 내 핵심 선수로 급부상하였다. 이 시즌에는 사간 도스가 윤정환 감독의 새로운 바람으로 시즌 2위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J리그 디비전1으로 승격을 확정 지은 시즌이기도 한데, 김민우 선수는 시즌 내내 훌륭한 활약을 선보여 승격 주역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2012년부터 J리그 디비전1 생활은 윤정환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리그 수준급 선수로 성장하기에 이르렀고, 수비에서부터 공격 전반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정착하기도 했다. 이에 팀 사상 최초 외국인 주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김민우 선수는 섬세한 드리블 능력과 과감한 슈팅 능력이 일품이다. 여기에 활발한 활동량과 뛰어난 전술 이해도로 다양한 포지션을 겸할 수 있어 전술적으로도 강점이 있는 선수로 꼽힌다. 반면 김 선수는 ‘키가 작아 공중 볼 싸움, 힘 싸움에서는 밀리는 감이 있다. 또 왼발잡이이기 때문에 오른발이 취약하다’는 단점을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는 2016시즌을 끝으로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간 도스를 떠나 K리그에 진출했다. 군경팀에 입단하려면 소속이 국내 팀이어야 한다. 또 2017년이 그가 상주 상무, 안산 무궁화에 입대할 수 있는 만 27세 나이제한의 마지막 해였기 때문이다. 시즌 종료 후 공식적으로 사간 도스를 퇴단하였으며 사간 도스에선 현재까지 김민우 선수의 등번호 ‘10번’을 결번처리하고 있다. 퇴단 이후 그는 2016년 12월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1년 계약을 맺고 입단하였다.

김민우 선수가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입단하고 뛰어난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고 매경기 헌신적인 모습으로 일찍이 팬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시즌 초반부터 정규 주전으로 활동한 그는 팀의 왼쪽 윙백 자리에서 굳건히 주전 선수로서 예리한 오버래핑과 더불어 악착같은 수비력을 통해 서정원 감독과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시즌 베스트 11 측면 수비수 부문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후 2018 시즌을 앞두고 상주 상무에 입단해 활동하고 있다.

김민우 선수는 2013년 홍명보호의 동아시안컵 중국전이 성인 대표팀 A매치 첫 데뷔였다. 2014년 슈틸리케호의 출범 경기로 치러진 파라과이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선 팀의 선제골이자 본인의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키며 장차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015년 동아시안컵 등에서 다소 부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가대표와는 멀어졌다. 2017년 3월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이마저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지난 18일 오후9시(한국시간) 스웨덴과의 1차전 후반 20분 김민우 선수가 상대 수비수 빅토르 클라에손과 공을 경헙하는 과정에서 태클을 시도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한국의 반칙으로 판정되어 페널티킥이 결정됐다.
지난 18일 오후9시(한국시간) 스웨덴과의 1차전 후반 20분 김민우 선수가 상대 수비수 빅토르 클라에손과 공을 경헙하는 과정에서 태클을 시도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한국의 반칙으로 판정되어 페널티킥이 결정됐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은 김민우 선수가 성인 대표팀으로서 처음 경험하는 월드컵이다. 지난 18일 오후9시(한국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조별리그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김 선수는 박주호의 허벅지 뒤 왼쪽 근육 부상으로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후반 20분 상대 수비수 빅토르 클라에손과 공을 경헙하는 과정에서 김민우 선수가 태클을 시도했다. VAR(비디오 판독) 이후 한국의 반칙으로 판정되어 페널티킥이 결정됐고 그대로 골을 허용하면서 결승골을 헌납해 1:0으로 패했다.

경기 후 김민우 선수는 인터뷰에서 “뭐라 말하기 힘든데…. 일단 동료들한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판단 미스로 안 좋은 결과를 냈던 게 지금으로서는 힘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PK 파울 순간에 대해 “빨리 슈팅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안에서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언제 들어가든 좋은 경기를 할 거라 생각했지만, 후반 판단 미스로 안 좋은 결과가 있었고, 팀원들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고개 숙였다.

김민우 선수가 스웨덴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빨리 슈팅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안에서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팀원들에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사진=비디오머그 캡처)
김민우 선수가 스웨덴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빨리 슈팅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안에서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팀원들에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사진=비디오머그 캡처)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았던 VAR은 심판이 리플레이 영상을 보면서 지난 판정을 재확인하거나 번복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으로 FIFA가 오심을 줄이기 위해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37대의 카메라가 촬영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득점이나 페널티킥, 레드카드, 제재선수 확인 등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만 VAR이 적용된다. 또 VAR은 전적으로 주심의 결정으로 이뤄진다. 선수나 감독은 요구할 수 없다. VAR를 관장하는 심판진도 주심에게 건의하는 수준이다. 주심이 이를 수용해야만 판독할 수 있다.

대표팀은 24일 오전0시(한국시간) 멕시코와의 2차전 경기에서도 2:0으로 패했다. 김민우 선수는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스웨덴과의 1차전은 사실상 대한민국 대표팀이 토너먼트 진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였지만 패했다.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2차전에서도 잇따라 패하며, 이제 남은 경기는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독일과의 3차전이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27일 오후11시(한국시간) 세계랭킹 1위 독일과의 마지막 F조 조별리그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독일전에서 2골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두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는다면 2경기 동안 승점을 얻지 못한 한국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대표팀은 독일전 중원 조합과 기성용이 부상으로 부재할 상황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주출신 김민우 선수의 국가대표 활약상으론 2009년 FIFA U-20 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선발, 독일과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는 등 8강에 일조하며 맹활약하였다.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총 3골을 넣으며, FIFA 주관 단일 대회 아시아인 최다골을 기록하는 등 득점 랭킹에서도 공동 7위에 올랐다.

2014년 10월 10일에 있었던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선임된 후 첫 골을 넣은 선수가 되었다.

2015 AFC 아시안컵에 참가하였으며 2015년 동아시안컵 대한민국 대표팀 최종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민우 선수는 2010-2016 사간도스 213경기 출전(31골), 2017 수원 삼성 블루윙즈 30경기 출전(6골), 2018 상주 상무 13경기 출전(1골)의 시즌기록을 가지고 있다.

 

김민우 선수의 멘토 장연환 국장

△김민우 선수와는 어떻게 만났나.

-고향 진주에서 어린이 축구교실을 운영했다. 당시 김민우 선수가 우리 축구교실에 다녔다.

△어린이 축구교실에서 김민우 선수가 어떤 것을 배웠나.

-김민우 선수가 어린이 축구교실에 다닐 때 7살 정도였다.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선수반처럼 실질적인 기술, 체력 훈련보단 어린이 축구교실의 목적에 따라 축구 자체를 재밌어하고 흥미를 갖고 앞으로도 꾸준히 축구를 하도록 ‘멘토’로서 도왔다.

△어린나이의 김민우 선수는 어땠나.

-김민우 선수의 형도 축구를 했지만 자신의 형보다 훨씬 잘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선 말할 것도 없다. 어릴 때부터 재능 있던 선수였다.

△혹시 이번 월드컵에서 스웨덴과의 경기를 봤나. 김민우 선수의 태클이 페널티킥으로 이어졌다.

-페널티킥도 축구의 일부일 뿐이다. 잘못이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김민우 선수를 탓할 수 없다. 인터뷰를 봤는데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 얼른 떨쳐버리고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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