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거문고 현 제작 등 ‘탄력성’ 좋아
현재 양잠농가 대부분 사라져 수입 의존

명주는 다 자란 누에가 고치를 짓는 것부터 검사, 고치말리기, 고치삶기, 조사 실켜기, 양반 실 되 올리기 등을 거쳐 만들어 진다.
명주는 다 자란 누에가 고치를 짓는 것부터 검사, 고치말리기, 고치삶기, 조사 실켜기, 양반 실 되 올리기 등을 거쳐 만들어 진다.

 

지난주 우리가 알아본 무명(목화) 모시 그리고 오늘 알아볼 삼베 모두가 식물에서 추출하여 실을 만들어 베를 짠 식물성 천연 소재라 하면 명주는 동물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주는 불에 살짝 태워 봤을 때 사람의 머리카락 타는 냄새와 형태가 똑 같다. 목화라는 꽃(열매), 모시풀에서 삼베 나무에서 수많은 고된 작업의 과정을 거쳐 실을 만들어 베를 짜서 옷감으로 사용되기까지의 조상들의 지혜가 참으로 신비롭고 경이로움을 감출수가 없는데, 지금부터 알아볼 명주실의 탄생 과정을 알게 된다면 이 또한 감탄스러울 것이다.

명주실은 누에에서 뽑는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하얀 누에고치에 뒤엉켜 있는 거미줄 같은 걸 실로서 사용하겠다는 발상 자체에 선조께 깊은 존경심을 표하고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어릴 적부터 필자의 조부, 부친이 비단 생산을 하였기에 많이 보아왔던 새하얀 누에고치는 그 속에 단순히 번데기가 들어있는 단순한 신기함이었지만 지금 그 누에고치에 대해서 조금 알고부터는 보석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양잠하는 농가가 대부분 사라지고 있어 지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명주는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의 명주실은 중국 등지에서 수입의존 비단 제직만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명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 자란 누에가 고치를 짓는 것부터 검사, 고치말리기, 고치삶기, 조사(繰絲)실켜기, 양반(揚返) 실 되 올리기 등 이렇게 5단계를 거쳐서 명주가 만들어 진다. 먼저 1단계 검사인데 누에는 1령에서 5령까지 다 자라 누에가 되면 토사구를 통하여 실크 단백질을 토해내어 약 3일에 걸쳐 고치 집을 짓는데 이 완성된 고치에서 명주를 뽑아내게 된다. 여기서 양질의 명주를 얻기 위해서는 속 죽은 고치, 물든 고치 등 결함이 있는 고치를 가려내고, 2단계 고치 말리기에서 누에는 고치를 지은 후에는 고치 속에서 번데기로 탈바꿈하고 나방이 되어 고치를 뚫고 나오게 되는데 나방이 되어 뚫고 나온 자리는 구멍이 생겨 실이 절단 되므로 나방이 되기 전에 번데기를 죽이고 고치를 보존하기 위해 건조 처리를 해야 한다. 다음 3단계는 건조된 상태에서는 실이 폴려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고치의 주성분(세리신)을 연화 시켜 실이 차례로 잘 풀리게 하는 과정이다. 4단계 실켜는 그 과정이 좀 복잡한 편인데 한마디로 실마리 찾고 추려서 원하는 굵기의 실이 되도록 합사를 하고 실의 강도를 높이기 위하여 꼬임을 주고 얼레를 돌려 실을 감는 것이라 보면 되겠다. 마지막 5단계는 4단계 조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명주는 실 되 올리기(楊返) 틀에 감겨 타래로 만들어져 수출 되거나 제직공장 등 필요한 여러 곳으로 가게 된다.

(참고) 명주실의 용도는 비단을 생산되는 용도 외에도 가야금, 거문고, 해금의 현과 더불어 바이올린 활에까지도 쓰여 진다는 걸 알아두자.

이렇게 태어난 명주가 비단으로 짜여 지는데 우리나라에서 그 생산 도시가 섬유 도시인 대구에서 많이 짜여 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중에 다시 언급 되겠지만 대구는 명주로 비단을 짜는 도시로 유명한 도시가 아닌 화섬(화학섬유)이 발달된 도시이고 우리나라 비단의 80~90%는 경남 진주가 비단의 본고장 이라는 걸 알았음 한다. 진주가 비단의 고장이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진주 남강 물이 그만큼 맑고 깨끗하여 원단을 짜서 염색을 했을 때 색감이 아주 뛰어나기 때문이라 한다. 그 나머지 10~20% 정도가 충남 유구에서 일부 제작되고 있다.

그러면 비단이 짜여 지는 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비단을 짜기 위해서는 날실을 정경 해야 하는데 정경이란, 필요한 길이와 올수를 준비 하는데 이를 정경이라 한다.

전통 손으로 짜는 때에는 베날기라고 했다, 그다음에 베메기, 잉아 만들기, 짜기 순서이다. 이렇게 세로로 길게 준비된 날실위에 가로로 실이(씨실이라고 함) 왔다 갔다 하면서 차츰 베가 짜여 진다. 지면상 전문용어 해석과 과정별 사진을 일일이 올리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

2000년도 초·중반까지는 진주의 비단 제직 공장이 활발하게 가동 되었으나 현재는 비단의 수요 급감으로 그 공장들의 가동률이 10% 정도인데 역시 안타까운 부분이다.

다음은 대표적인 한복소재의 하나인 삼베인데 삼베는 우리가 일상 시에 입는 한복 이라기보다는 수의로 주로 사용하는데 보통 대마, 저마, 아마, 면으로 다양하게 혼합해서 짜여 진다 대마가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대마는 3~4월에 씨앗을 뿌려 6~7월에 수확하고 7월부터 겨우 내내 손으로 짜도수의 한 벌을 만들 양을 짜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여기서 대마로 짜진 진짜 삼베는 마약 성분이 있는 대마를 말하며 약성이 있기에 고인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매장시) 에서 이로운 작용을 한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삼베 99%가 기계로 짜여진 중국산이라 보면 되겠다. 그리고 아마(모시), 저마 대마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약성이 없기에 아무 작용이 없으며 진짜 삼베에 비해서 가격도 저렴하다.

우리의 전통 삼베옷은 생전에 입던 옷 중에는 당연 최고의 옷 이었다,양반들은 관복으로 선비들은 심의(深衣)를 서민들은 원삼(圓杉)등의 혼례복으로 만들어 입었다. 삼베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있는데 원래 삼베는 수의(壽衣)용 천이 아니었고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 태자가 나라를 빼앗긴 설움과 죄책감에 당시 서민들이 입었던 삼베옷을 입은 것에서 유래한다. 그 후 죄를 지었거나 상을 당했을 때 삼베옷을 입고 참회하거나 했는데 일제시대 에 와서는 산사람이 아닌 망자의 수의(壽衣)의 소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삼베 수의(壽衣)는 전통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삼베에는 강력한 항균기능과 흡수력이 있어 이를 수의로 만들어 입히고 매장하면 썩지 않고

그대로 밀착 건조되어 풍수에서 얘기하는 최상의 유골상태 황골(黃骨)이 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현재 국산 진품 삼베는 찾기에도 어렵지만 일제와 짝퉁 풍수업자 들로 인해 수의(囚衣)로 사용되던 삼베가 수의(壽衣)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1976년 발효된 대마 관리법도 한몫하고 그 희소성으로 인해 삼베의 가치는 급상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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